삶과 죽음 사이의 글의 아름다움
우리의 뇌는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지키기 위해
내가 나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책에서 배우던 DNA는
실제 삶에서ㅡ
내가 DNA의 지배를 받는지
내가 DNA를 이끌고 나가는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뇌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긴 고통을ㅡ
위험이라 판단하고
나를 분리해 내고 느끼지 않게 만들었다.
사람마다 살아남는 방법은 달랐다.
내가 택한 오랜 생존 방법은
어떻게든 이 고통을 이해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나의 작동방식
나의 생존메커니즘
내가 자라온 환경
지금 나의 뇌가 작동하고 있는 기제
이 모든 걸 하나의 동아줄처럼 붙잡고
끝없이 이해하고
살아내려 노력했다.
사람을 살리는 건ㅡ
거대한 고통과
거기에 휩쓸려 고통이 된 나
그 사이에서 바라보는
또 다른 나 하나를 만드는 것이었다.
숨결보다도 작은 그 간격은
내 DNA에 새겨진 지도를 읽고
한 발짝 멈춰 세우게 만들었다.
사람들의 글을 읽다 보면
그런 글들이 있다.
길지 않지만,
미사여구 하나 없지만ㅡ
그 글 하나하나가
끝없이 살아남기 위해 오직
삶의 사고만 남은 피 묻은 글.
살기 위해 쓰는 글
그건 정말이지
경이롭고
아름답고
사람이 쓸 수 있는 가장ㅡ
위대한 글이 아닐까 싶다.
삶을 지탱하는 단 하나의
고통과 나 사이의 1mm의 간격.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