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마치 쏟아지듯 나오던 날이 있었다.
작은 풍경 하나에도,
작은 흔들림 하나에도
한 번에 휘갈겨지던 글.
새해라 활활 불타오르는
거대한 불길을 바라본다.
불길 속 대나무가
팡― 팡― 터지는 소리에
나는 사진도 찍지 못한 채
조금은 겁먹어 뒷걸음치면서도
그저 춤추듯 타오르는 불꽃만 바라본다.
내 안의 거대한 장작들도
펑― 펑― 하고 터지던 날이 있었지.
이제는
타닥타닥,
재만 남은 줄 알았는데.
그래도
그 끝에 피어오르는 불빛은
어둠이 스며드는 이 시간 속에서
더없이 또렷하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