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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Jul 18. 2024

영화 속 와인(2)

와인의 종류

스파클링 와인

많은 사람들이 기포가 있는 와인을 샴페인이라 부르지만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이라 부를 수 있다.

샴페인을 만드는 과장은 길고 고되다. 

우선 양조를 끝낸 화이트 와인을 병 안이 넣고 그 안에 소량의 당분과 효모를 함께 넣은 후 단단히 밀봉한다. 

그러면 병 안에서 효모가 당분을 먹어 치우는 발효 과정이 일어나면서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
단단히 밀봉된 병 안에서 빠져나갈 길이 없는 이산화탄소가 와인에 그대로 녹아들면서 기포가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 탄생한다. 


샴페인은 이렇게 병입 숙성 중인 와인을 지하 셀러에서 수년간 보관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샴페인의 구수한 풍미가 생겨난다. 

문제는 병 안에 생기는 찌꺼기다. 활동을 끝낸 효모는 그 잔여물을 남긴다.
이 찌꺼기는 나무 랙을 만들어서 양쪽면에 와인을 45도 정도의 각도로 거꾸로 꽂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조금씩 돌려주면 병목에 찌꺼기가 모이게 된다. 


이 모인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은 병목을 차가운 물에 넣어 일시적으로 얼린 후 병을 똑바로 세워서 마개를 오픈하면 이산화탄소가 만들어 낸 압력에 의해 찌꺼기가 자연스럽게 밀려 나오게 된다. 

이때 찌꺼기와 함께 유실된 약간의 샴페인을 보충해 주고 코르크를 닫으면 찌꺼기 제거가 완료된다. 

 

과거에는 샴페인을 능가하는 스파클링 와인을 찾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스페인의 까바(Cava), 이탈리아의 스푸만테(Spumante), 독일의 젝트(Sekt)에서도 고급 스파클링 와인을 만날 수 있다. 

 

 

귀부 와인

귀부의 귀(貴)는 귀할 귀, 부(腐)는 섞을 부로, 직역하면 귀하게 섞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귀부 와인이 회색 곰팡이에 의해 탄생하기 때문이다.
이 특이한 곰팡이는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 생기는데, 기후 조건이 잘 맞으면 오히려 포도에게 특별함을 주는 자연의 선물이 될 수 있다. 


보통 귀부 와인으로 유명한 곳은 근처에 호수나 강이 있다. 
이 때문에 아침에 물안개가 낀다.
대신 낮에는 이 습기를 날려줄 수 있는 따뜻하고 온화한 햇빛이 필요하다. 

곰팡이가 포도껍질을 손상시킨 포도에 햇살이 내리쬐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겉으로 보기에 상한 것처럼 쪼글쪼글해지고 안으로는 당과 산이 강하게 농축된다. 


안타깝게도 곰팡이가 포도밭 전체에 일률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완벽하게 귀부 현상이 일어난 포도알만 손으로 수확하며 평균적으로 포도나무 한 그루 당 와인 한 잔 만들 정도의 양만 얻을 수 있다. 

고된 노동으로 수확된 포도는 드디어 양조실로 옮겨지는데, 포도의 수분이 거의 없어서 즙을 짜내는 데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포도즙은 발효하기 위해 오크통으로 옮겨지지만, 농축된 당분 때문에 발효가 더뎌서 무려 1년이나 소요된다.

발효를 마친 와인은 대체로 13-14%의 알코올 도수를 지니고 당도가 10% 정도 되는 폭발적인 감미의 귀부 와인으로 탄생한다. 

귀부 와인의 대명사인 사토 디켐의 경우 오크통에서 발효 후 3년 동안 숙성시킨다. 

 

 

로제와인

로제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의 중간색을 띠는 와인으로 색상은 연한 핑크색에서 핫핑크까지 다양한 하며 마세라시옹, 세녜, 블렌딩의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마세라시옹(Maceration, 침용) 기법은 압착하여 얻은 포도원액의 1차 발효 과정 중 포도껍질을 함께 넣어 발효시키다가 원하는 색이 나오면 껍질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포도 껍질의 자연적인 맛과 색이 포도에 배어들고 숙성을 거쳐 더욱 깊은 맛을 끌어내는 공법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최고의 맛을 선사하는 고급스러운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세녜(Saignee) 방식은 적포도를 껍질째 사용하여 압착 후 포도 알갱이와 껍질색이 섞여 어느 정도 색상이 나오면 탱크 아래쪽에서 액체만을 뽑아내어 따로 발효시켜 만든 와인으로 전통적인 마세라시옹 공법보다는 가격이 싼 것이 특징이다.

 

블렌딩(Blending)은 말 그대로 레드 와인에 컬러를 희석할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만드는 것으로 색깔만 맞추었을 뿐 제품의 특성을 가지지 않아 저가의 로제 와인을 대량 생산 시 사용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으로 로제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은 프랑스의 타벨과 프로방스이며 프로방스는 전체 와인 생산량의 89%가 로제 와인이다. 

프로방스에서는 가볍고 저렴한 로제 와인에서부터 세계의 와인 애호가들을 홀리는 프리미엄 로제 와인들을 고루 만날 수 있다. 

 

 

그라파 Garppa

그라파는 포도로 만든 증류주로 늦가을, 수확한 포도는 양조장으로 가져가 가볍게 파쇄해서 발효 과정에 들어가는데, 발효가 끝난 뒤에는 포도의 껍질을 비롯한 찌꺼기가 남게 된다.
이 찌꺼기를 증류해서 만든 것이 그라파다. 

찌꺼기로 만든 술이라니 싸구려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본래 와인의 좋은 성분은 모두 껍질과 씨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라파는 브랜디나 위스키와는 달리 대부분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무색이다. 

물론 숙성을 시켜서 갈색을 띠는 그라파도 있긴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가 아니면 만나보기 힘들다. 

곡물을 증류해 만든 여타의 증류주보다 향이 근사하기 때문에 꼭 한번 시도해 볼 술이다. 

 

이탈리아인의 그라파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식사 말미에 소화를 돕기 위해 등장하는 술이 그라파이기도 하며 에스프레소에 넣어서 즐기기도 한다. 
기차역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과 연달아 마시는 그라파 한 잔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니 이탈리아 여행 중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 

 

가야나 오르넬라이아는 이탈리아에서 높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만들어 내는 그라파는 훌륭하다. 
특히 오르넬라이아에서 와인 시음의 마무리로 그라파를 입에 털어 넣었을 때 향기롭고 은은하게 퍼지는 잔향이 입안으로 퍼져 하루를 행복하게 한다. 

그라파는 도수가 높은 술이므로 평소 위스키나 브랜디를 즐기는 애주가라면 분명 좋아할 술이다. 

 

 

따뜻한 와인, 뱅 쇼

프랑스어에서 ‘Vin’은 와인, ‘Chaud’는 따뜻하다는 뜻이니 말 그대로 따뜻한 와인이다. 

뱅 쇼는 보통 레드 와인에 시나몬, 과일 정향, 설탕이나 꿀 등을 넣고 끓여서 마신다.
와인이 끓여지는 동안 알코올이 많이 날라 가기 때문에 유럽 사람들은 겨울철에 감기약처럼 뱅 쇼를 마시기도 한다. 

 

☞ 맛있는 뱅 쇼 만드는 방법

1. 주전자에 와인 한 병을 붓는다.

2. 깨끗하게 씻은 오렌지 하나를 껍질째 슬라이스 해서 넣는다

3. 배 반 개를 깨끗이 닦아 껍질째 넣는다.

4. 바닐라 빈 2개를 칼집을 내서 넣는다.

5. 정향 3개와 엄지손가락만 한 생강을 슬라이스 해서 넣는다.

6. 와인 양의 1/10 정도 분량의 꿀이나 설탕을 넣는다.

7. 약 불에 한 시간 정도 끓인다. 그 외 원하는 과일이 있다면 넣어도 좋다.


포트 와인

포트 와인은 포르투갈에서 생산되는 주정강화 와인이다.
와인에 알코올(보통 와인을 증류한 77%의 무색, 무취의 증류수)을 넣어 알코올 도수를 끌어올린다. 

포트 와인은 와인의 발효 도중에 알코올을 첨가하기 때문에 미처 발효하지 못한 당분이 와인에 남아 있어 달콤한 맛을 지닌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서 오랜 시간 변질되지 않으며 달달한 맛 때문에 성년이 된 아이들이 체험하는 와인으로 좋다. 

이런 이유로 자녀들의 성인식에 선물하는 대표적인 와인이 포트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가 18-21도 정도로 높아 오랜 시간 동안 숙성이 가능하여 아이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지닌 향과 맛을 간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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