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이의 현명한 대처
부산에서 길을 가던 중 일본인 자전거에 부딪쳐 허리를 다쳤지만
조선인이란 이유로 경찰서에 끌려가 수모를 당한 강쇠는 산속 집으로 돌아왔다.
강쇠의 얼굴을 본 노모는 기다렸다는 듯 눈을 감았고,
장례식을 치른 지 열흘도 되지 않아 열 살 난 딸애가 벼랑에서 떨어져 죽었다.
딸애를 묻고 돌아선 강쇠의 눈에는
지삼만을 죽이고 피 묻은 칼을 들고 서있는 지서방의 환영이 보였다.
만주로 석이를 도피시킨 한복은 섣달그믐이 되어서야 평사리로 돌아왔다.
추석이 막 지나 떠났으니 4개월 만에 돌아온 것이다.
한복이 집을 비운 사이 농업학교에 진학한 아들 영호는 학생운동에 앞장서 옥살이 중이었고
마을 사람들은 영호를 영웅 취급하며
더 이상 한복의 가족을 살인자의 자식이라 손가락질을 하지 않았다.
한복이 간도 소식을 홍이에게 전하며
공노인이 혼자되어 곁을 지킬 사람이 없으니 간도로 넘어갈 것을 권했다.
홍이는 아버지 산소에 인사드리고 월선의 묘가 있는 간도로 갈 마음을 정했다.
석이가 기화로 인해 율례와 등을 지고 처갓집 사람들의 신고로 도피 생활을 하면서
석이네는 손자, 손녀를 떠맡아 키워야 했다.
홍이는 석이네와 아이들을 자신의 집에 들어와 살게 했다.
정원 초하루 홍이가 석이네에게 새해 인사를 올릴 때,
“살인 났다.”는 고함소리가 들렸다.
평상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우가와 오서방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졌다.
앙숙으로 지내던 오서방이 술이 취해 자신의 집 앞을 지나자 우가가 시비를 걸었고
싸움이 벌어져 우가가 오서방을 깔고 앉아 낫으로 찌르려는 순간,
홍이가 말리려 뛰어들었다.
우가는 낫으로 홍이의 옆구리를 찍었고 낫을 뺏아 든 오서방이 우가를 죽였다.
홍이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오서방은 재판에 넘겨졌다.
<창조>에 자금을 댄 강선혜는 권오송과 결혼했다.
선혜의 생일 초대를 받은 명희는 친구를 서울역까지 배웅을 했고,
시동생 조찬하를 역에서 만나 같이 집으로 돌아왔다.
찬하는 명희를 사랑했지만 용하에게 선수를 빼앗겨 도피하다시피 일본 여자와 결혼했다.
두 사람이 함께 집으로 들어서자 놀란 조용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 조용하는 차를 보내 명희의 오빠 명빈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고
이 자리에서 이혼을 선언했다.
용하의 결정에 분노한 찬하는 용하의 멱살을 쥐고 이혼하면 자신이 명희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그 말을 들은 용하는 이혼 대신 명희를 옆에 두고 말려 죽이겠다고 결심했다.
강가 빨래터를 지나던 윤국은 여자의 울음소리를 듣고 다가갔고
영산댁 주막에서 일하는 숙이가 혼자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을 혼자 주막에 남겨두고 떠난 아버지와 남동생이 생각나 울고 있는 숙이를 보며
윤국은 많이 가진 자신이 부끄러웠다.
학생운동에 앞장서 무기정학 처분을 받아 길 곳이 없던 윤국은 서울로 가출했다.
가출한 윤국은 역 대합실, 다리 밑이나 창고에서 잠을 자기도 했고,
중국집 배달원생활이나 노역을 하면서 밑바닥 생활을 체험하고
길상이 복역 중인 서대문 형무소 근처를 배회하기도 했다.
윤국은 계명회 회원들이 관련된 잡지사 <창조>를 찾아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지만,
학생의 본분으로 돌아가라는 충고에 거지꼴이 되어 평사리에 나타났다.
강가에 빨래를 하러 온 숙이는 윤국의 거지 같은 모습을 보고 반가움과 놀라움을 표했지만
윤국은 집에서 밥 한 덩어리를 가져 달라고 부탁했다.
숙이로부터 윤국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고
영산 댁이 밥을 먹이고 어두워져 집으로 들어갈 때까지 주막에 붙잡아 두었다.
우가의 낫에 찔려 입원한 홍이는 보름 만에 퇴원했다.
영팔 노인은 자식 같은 홍이를 불러 따뜻한 밥을 먹였고
집으로 돌아온 홍이는 자신을 기다리는 영학을 만나 술자리를 같이 했다.
영학은 석이 이야기를 꺼내며 홍이의 미래가 독립운동과 연관될 것을 암시했지만,
석이의 가족이 하루아침에 풍지박살 나는 꼴을 본 홍이는
자신은 절대로 가족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집으로 돌아온 홍이는 보연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묻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장이의 올케가 홍이를 찾아와
홍이가 병원에 있는 동안 장이가 친정 오빠집에 나타나자
보연이 장이를 불러 빰을 때리며 욕을 퍼부었다고 하소연하자
홍이는 백배 사죄하여 장이의 올케를 돌려보냈다.
보연과 마주 앉은 홍이는 감정을 억누르며
앞으로 장이 일로 보연을 속이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니 그러지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