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14)

명희의 가출

by 산내

친정에 머무는 명희에게 용하는 돌아오라는 편지를 보냈지만

반응이 없자 직접 데리려 갔다.
교회로 명희를 찾아간 용하는 반강제로 차에 태워 자신이 거주하는 별장으로 데려갔다.


용하는 부귀와 명예를 헌신짝처럼 차버리는 명희에게 놀랐지만,

이혼은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허락하지 않았다.


용하가 자신의 무너진 권위를 세우려고 노력했지만 명희는 무관심했다.
화가 난 용하가 자신의 가족을 경멸하는 말을 쏟아 내자

명희는 용하의 빰을 후려쳤고 용하는 명희의 머리채를 잡아끌었다.

명희의 날 선 손톱이 용하의 얼굴을 할퀴자, 용하는 명희를 침실로 끌고 가 능욕했다.
용하의 육체를 통한 영혼의 도살은 명희의 마지막 남은 꿈마저 빼앗아 갔다.


부산에서 여수행 배편으로 갈아탄 명희는 통영에서 내려 여관에 머물렀다.

여관에서 추천한 판대굴을 구경한 명희는 근처 방파제에서 바다로 몸을 던졌다.

어부에게 구조된 명희는 자신의 시계를 풀어주고

여수에 있는 친구 여옥을 찾아가 자신이 겪은 일들을 덤덤하게 말했다.


여리고 고생을 모르며 살아온 명희가 철저히 부서졌음을 눈치챈 여옥이 시골교사직을 추천했다.
서울행도 진주행도 원치 않았던 명희는 친구 여옥이 추천한 교사생활을 위해

통영 가는 배편에 몸을 싣고 시골학교로 향했다.



오가다 지로는 명희의 제자인 유인실을 사랑했고

일본인과는 결혼할 수 없어 혼자 살겠다는 인실을 하루도 잊을 수 없었다.


육군 소장 출신인 큰 아버지가 자신의 외동딸 지에코와 혼인할 것을 제안했지만,

오가다는 거절하다.


이평 노인에게는 두만과 영만이라는 두 아들이 있었다.
큰 아들 두만은 어린 시절 곰보 목수 윤보를 따라 서울로 갔지만 윤보가 일본군에 쫓겨 달아나자

혼자 남아 돈을 벌어 서울에서 데려온 여자와 비빔밥집을 운영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 돈을 모은 두만은 부자 소리를 들었고

양조장까지 인수해 진주 유지가 되었다.


반면, 작은 아들 영만은 무던한 성격으로 농사를 지으며

두만에게 버림받은 형수 기성댁과 부모님을 모시며 살았다.


두만은 돈을 벌수록 본처 기성댁과 가족을 멀리했으며 평사리 사람들을 무시했다.
이평 노인이 재산을 작은 아들 영만과 며느리 기성댁 명의로 넘기자

이성을 잃은 두만은 구두짝으로 기성댁의 얼굴을 때리고 머리채를 끌고 땅바닥에 내치며 발길질을 했다.

영만이 나서 말리자 두만은 영만에게도 주먹질을 했다.
두만네는 피 멍이 든 며느리 얼굴을 보며 못난 자식을 둔 부끄럼에 치를 떨었다.


길상의 출옥이 가까워지자 경찰간부가 서희를 찾아와

출옥 후 국외로 탈출하거나 불온 세력에 가담하는 사태를 막아 달라 당부했다.


서희는 윤국을 불러 주막집 숙이와 관계를 추궁했고

윤국은 숙이와 만나게 된 사정을 이야기하던 중 서희의 아픈 부위를 건드렸다.
길상이 출옥하시면 아버님을 어머님 계급으로 끌어올리려 하지 마시고,

어머님이 아버지 계급으로 내려오셔야 한다는 말을 들은 서희는

윤국의 종아리를 때리며 “너는 옳은 말을 했지만 불손한 태도 때문에 매를 맞는다.”라고 말했다.

윤국은 자신을 때리는 서희 눈이 붉게 물던 것을 보고

다시는 이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김훈장이 일본과 싸울 결심을 하면서 한경이를 양자로 데려와 결혼을 시켜 대를 이었다.

모자란 듯한 한경은 김훈장이 바라는 대로 범석이라는 총명하고 경우에 밝은 자식을 낳았다.


홍이가 간도로 간다는 소식에 한경은

간도에 묻혀 있는 김훈장의 시신을 찾아올 생각으로 길상을 찾아갔다.



인실이 교사로 있는 야간학교 여학생이 방직공장 감독의 추행에 반항하다

팔이 부러져 공장에서 쫓겨났다.

인실은 이 억울한 사정을 사장인 조용하에게 편지로 알렸다.


조용하는 명희의 제자인 인실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면담하면서

명희에게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함을 느끼며 손에 넣고 말겠다는 광적인 욕구가 되살아났다.



<토지>가 중반을 넘어설 즈음 한. 일 정상이 일본에서 만났다.

정상회담이 마무리되자

최고의 외교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과

가진 것을 모두 내놓고 뒤통수까지 맞았다는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나에게 누가 옳고 그른 지 구별할 능력은 없지만 세월이 지나면 역사가 옳고 그름을 밝혀줄 것이다.


정치인은 항상 국민들을 위해서라는 구호를 외치지만

결국 자신과 조직의 이익이 우선한다는 것을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눈과 역사의 평가를 무서워해야 한다.

산내로고.png


이전 13화토지(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