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16)

조용하의 자살

by 산내

한복은 자신의 아버지 평산과 형 거복이 지은 죄를 평생 짐처럼 지고 살아왔다.

딸 인호가 중매쟁이의 소개로 통영으로 시집갔지만,

재혼 자리였고 남편이 상점 주인이 될 거라는 것도 거짓말이었다.


영호네는 차라리 형 거복이 있는 간도로 건너가 남은 아이들 짝이라도 제대로 찾아 주자고 했지만

한복은 거절하며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은 고향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아들의 앞날이 걱정된 영호네는 야무 할매를 찾아가

영산댁 주막에서 일하는 숙이를 영호의 짝으로 중매해 줄 것을 부탁했다.


두만과 이도영에게서 빼앗은 돈은

소지감과 해도사를 거쳐 도솔암 일진에게 전달되어 만주로 옮겨졌다.


해도사는 자신의 거처와 몽치를 소지감에게 넘겨주고

피아골로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났다.


휘와 혼례식을 올린 영선은 다음 달 해산을 앞두었고

강쇠는 휘를 통영에 있는 조준구의 아들 병수에게 보내 소목수 일을 배우게 했다.



명희가 집을 나간 후,

조용하는 산장에 칩거하며 오직 제문식의 접근만 허용했다.

외로움에 야학교로 인실을 찾아갔지만 인실은 학교를 그만두고 일본으로 떠났다.

명희의 가출에 불치의 폐암 선고까지 받은 용하의 인생은 급격히 나락으로 떨어졌다.


원하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용하는 자신의 무너지는 모습을 필사적으로 숨기며 살아왔지만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화장실에서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했다.


인실은 작년 가을 오가다의 아들을 낳아 찬하에게 맡기고 일본을 떠났다.

찬하는 시골에 있는 사도코에게 아이를 맡겼다가 자신이 키울 결심이 서자

아내 노리코에게 자신을 믿고 8개월 된 아이를 데려와 키우자고 했다.


학교에 휴직계를 제출한 오가다가 찬하를 찾아와 인실의 행방을 물었지만

찬하는 인실과의 약속을 지켰다.
인실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오가다와 술잔을 나누는 중,

찬하는 용하가 죽었다는 전보를 받았다.


방학을 기해 환국과 윤국, 양현이 한자리에 모이자

길상은 양현의 출생이 영원히 비밀로 붙여질 수 없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데리고 이 부사댁을 찾아갔다.


상현의 처 시우어머니는 양현을 보자 자신의 둘째 아들 민우와 너무나 닮아서 놀랐다.

억쇠에게 양현에 관해 묻자,

억쇠는 기생이 된 봉순이의 딸이지만 최참판댁에서 친 딸처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야매 할매의 중매로 영호와 숙이는 부부가 되었지만 금실이 좋지 않았다.

영호는 윤국이 숙이를 좋아했다는 사실에 열등감을 느끼며 숙이를 냉대했다.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 영호는 큰 아버지 두수의 도움을 받아

서울에서 중학을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공부를 하겠다고 했지만,

형 두수가 보낸 돈을 받는 것이 부끄럽던 한복은 승낙하지 않았다.


홍이가 만주로 돌아온 지도 벌써 7-8년이 흘렀다.

공노인이 남긴 유산으로 장춘에서 목재상을 하여 번 돈으로

용정에 자동차 서비스 공장을 차린 홍이에게 김두수가 찾아왔다.


두수는 자신이 군에서 나오는 폐차를 불하받을 수 있으니 동업을 하자고 했다.

관수를 찾아가 의논한 홍이는 김두수의 제안을 거절하기보다는

곁에 두고 이용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관수의 아들 영광은 환국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다리를 절었다.

색소폰 연주자가 되어 극단 패거리를 따라다니는 영광이

홍이를 찾아와 표 2장을 내밀며 자신은 아버지 관수를 찾아갈 수 없으니

두 분이 공연장에 와 달라고 부탁했다.


영광의 출연을 비밀로 붙이고 홍이는 관수와 공연을 관람했고

색소폰 독주자가 자신의 아들 영광임을 알게 된 관수는 공연장을 떠났다.


관수는 영광이 찾아오길 바랐고,

영광은 아버지가 자신을 용서하고 찾아 주길 바랐지만

두 사람 사이엔 헤어짐의 아쉬움만 남았다.


28년 전 목재를 구하려 회령으로 가는 마차에서 만나 길상과 인연이 된 옥이는

군관학교를 졸업한 강포수의 아들 두메와 결혼하여 연우와 난우라는 두 딸을 낳았다.

두메가 독립운동으로 집을 비우자

송장환의 이들 모녀를 돌보았고 아이들은 큰 아베라 부르며 따랐다.


송장환이 동성반점으로 모녀를 불러 식사를 하는 모습을 두메는 숨어서 지켜보았고,

옥이를 비밀리에 만나 연추로 이사를 가야 한다며 돈 봉투를 전하고는

자전거를 타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찬하에게 자신이 낳은 오가다의 아들을 맡기고 간도로 간 인실은

캄캄한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자살의 유혹도 수 차례 겪었지만 권노인을 통해 공노인과 길상의 관계를 알게 되었고

권노인이 준 주소를 들고 송장환을 찾아가,

관동 대지진 때 오가다와 자신이 목숨을 구해준 윤광호를 만났다.


홍이의 씨 다른 누이 임이는 회령에서 송애와 술장사를 하며 김두수의 끄나풀 노릇도 했지만

나이가 들어갈 곳이 없어지자 홍이를 찾아왔다.

홍이는 쾌 큰돈을 손에 쥐어 주며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했지만 돈이 떨어지자

임이는 다시 홍이를 찾아왔다.


만주바닥을 헤매든 오가다는 신경에서 토건회사에 취직해

3년 동안 번 돈으로 여행을 떠났다.

정체 없이 이곳저곳 떠돌던 오가다는 하얼빈에서 무심코 본 마차를 탄 유인실을 발견하고 뒤를 쫓았지만

아쉽게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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