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의 상처
명빈의 병세가 차도를 보이자
소지감이 주지로 있는 지리산 도솔암에 머물기로 했다.
절에 가고 싶은 욕심에 명빈은 자신의 병을 엄격히 다스렸고
명빈을 찾아온 최상길은 자신이 도솔암으로 모시고 가겠다고 나섰다.
최상길은 명빈이 교장 생활을 할 당시 음악 교사였고,
지금은 여수에서 교편생활을 하며 소지감과는 가까운 사이였다.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떠난 일행은 평사리에서 하루를 쉬었고
연학이 소달구지에 들것까지 실어 산밑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조치해 주었다.
고깃배를 타던 몽치는 선주의 눈에 들어 어장감독이 되었다.
선주가 자신의 외아들 동철을 맡겨 일을 배우게 하자
동철은 몽치의 뱃사람을 다스리는 재능과 배짱을 보고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몽치와 휘가 소주를 마시고 있을 때
조병수가 찾아와 아버지 준구의 죽음을 알렸다.
몽치가 휘의 도움을 받아 염을 했고
큰 아들 남현은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딸과 작은 아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처참한 준구의 시신은 공포스러워,
남현은 화장을 주장했지만 병수는 시신을 매장했다.
섣달 그믐날,
뭉치는 과일 바구니를 들고 밀주집을 찾아갔다.
모화는 첫 결혼에 실패하고 아들 웅기를 키우며 어머니와 밀주를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몽치가 느닷없이 찾아와 모화에게 청혼하자 자신은 아이 딸린 계집이라 안된다며 거절했지만
몽치가 물러서지 않자
“세상 풍파 다 겪었는데 못할 게 머 있겠소.
그러면 기둥서방 노릇이라고 해 주소.” 라며 승낙했다.
의전을 졸업한 양현은 인천의 개인병원에 취직했다.
학교의 부속병원이나 진주 도립병원에 근무할 수 있었지만
졸업하면 가족 곁을 떠나기로 한, 올케 덕화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
윤국과 혼인을 염두에 두었던 서희는 노발대발하여
병원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오라는 전보를 양현에게 보냈다.
부름을 받은 양현은 서희를 만나기 전 영광이를 찾아가 결혼하고 싶다고 했지만
영광은 자신에게는 잠자는 폭력이 있다며 거부했다.
기생의 딸과 백정의 아들이 다를 바가 없다며 양현이 영광의 팔에 매달리자
영광은 양현을 껴안고 격렬한 입맞춤을 한 뒤돌아섰다.
고향으로 내려온 양현에게 서희는 병원을 그만두고 윤국과 결혼하라 했지만
양현은 윤국과 결혼할 수 없으며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윤국은 양현이 마음에 둔 남자가 영광이라는 사실을 알고 좌절하며
양현이 단념하지 않으면 자신이 영광을 죽이겠다고 협박했지만
밤새 술을 마신 윤국은 자신이 양현을 놓아주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양조장으로 돈을 번 두만은 본처인 기성댁과 이혼하고
부모, 형제와 거리를 두고 살았다.
두만이 기생 월화를 소실로 두자
서울댁은 망태 메고 빌어먹던 놈을 부자로 만들어 놓았더니 자신을 소홀히 대한다면
식칼을 들고 덤벼들었지만 두만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오빠 성환과 할머니를 뿌리치고 을례와 같이 살던 남희가 초 죽음이 되어 쓰러져 있는 것을
야무네가 발견하고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성환 할매는 손녀의 야위고 창백한 모습에 놀라 남희에게 지난 일을 물었지만
남희는 엄마는 아무 잘못이 없으며 같이 사는 일본인도 잘해 주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연학이 남희를 진주 허정윤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진찰을 마친 정윤은 병명을 밝히는 것을 꺼려했다.
밀주집에 앉아 술잔이 몇 차례 돌고 나서야
정윤은 남희가 심각한 성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연학은 뒷감당은 자신에게 맡기고 병명은 비밀로 해서 남희를 치료해 줄 것을 부탁했다.
복잡한 마음으로 평사리로 돌아온 연학은
성환 할매에게 남희를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리는 을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남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을례는 남희가 자신의 요정을 방문하는 왜놈 장교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학은 남희의 병명은 밝히지 않은 채 을례를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