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20)

오가다의 아픔

by 산내

양현과 윤국의 혼사가 깨졌다는 소식을 들은 영광은

사랑의 승리감에 의한 환희와 쫓아오는 절망감을 느끼며 양현의 하숙집을 찾아갔다.


양현의 집을 나온 두 사람은 수인선 기차를 타고 바다가 보이는 역에 내려걸었다.

한참을 걸어도 인가가 나타나지 않자

둘은 염전 내 소금창고에 들어가 추위를 피했다.

영광이 양현을 창고에 둔 채 뛰어나가 따뜻한 방을 구하고

그곳에 부탁해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양현은 영광과 시골로 들어가 같이 살자고 했지만 영광은 양현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인실이 오가다에게 아들에 관해 이야기한 후,

찬하의 처 노리코는 자신들이 키우는 쇼지가 오가다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사실을 알고부터 노리코는 자신이 낳지는 않았지만 삶의 빛과 같은 쇼지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갔다.


오가다가 찬하 집으로 찾아오자

중학생이 된 쇼지는 아버지, 오가다 그리고 자신이 함께 샷뽀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찬하는 목적지를 북해도가 아닌 만주로 바꾸었다.


세 사람이 신경까지 함께 여행한 후,

찬하는 북만주 여행은 혼자 하겠다고 했다.

쇼지가 함께 하기를 원했지만 겨울 추위를 핑계로 찬하 혼자 떠났다.


찬하가 떠나고 쇼지가 불안해하자 오가다는 하얼빈으로 이동했다.

하얼빈에서 수앵부부를 만난 오가다는 담비 목도리와 털토시 구입을 부탁했다.

쇼지가 여행을 떠날 때

어머니에게는 담비 목도리를 누나에게는 털토시를 선물하기로 한 약속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아들 석이가 도피생활로 생사마저 알 수 없는데

손자 성환이 학병으로 끌려가자 성환 할매는 충격으로 시력을 잃고 말았다.

손녀 남희는 병원치료를 마치고 도솔암에서 요양 중이지만

영학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남희의 병명조차 몰랐다.


설 명절이 가까워져 평사리로 돌아온 환국은

자신 주위 사람들이 한 사람, 한 사람 떠나는 것이 안타까웠다.

아버지 길상은 여전히 수감 중이었고,

동생 윤국은 학병으로 끌려갔으며,

친동생 같았던 양현은 명절에 연락도 없는 것이 서글펐다.


조용하던 최참판댁에 엽이네가 울면서 찾아왔다.

우가와 오서방의 싸움으로 우가가 목숨을 잃고 오서방이 재판을 받을 때

엽이네는 오서방에게 유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끝없이 우가네로부터 괴로움을 당했고,

개동이가 면 서기가 되자 제일 먼저 엽이를 징용으로 끌고 갔다.


둘째마저 징용으로 끌려가는 것이 두려워

엽이네 가족은 야간 도주를 강행했지만

부산에서 둘째마저 징용으로 끌려가자 평사리로 다시 돌아왔다.


엽이네 가족이 돌아오자 우가네의 괴롭힘은 다시 시작되어

집 앞에서 몹쓸 욕을 퍼부었고

누가 엽이네에게 도움을 주면 그들마저 괴롭혔다.


엽이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환국은 서울로 떠나기 전

군수를 찾아가 개동이를 면 서기에서 파면할 것을 요청했고

다음 날 면장이 연학을 찾아와 개동이 파면되었음을 알렸다.


이전 19화토지(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