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이 초래한 커피대전
커피 산업이 1870년대에 호황기를 맞으면서
거대 수입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얻었지만 상당한 위험을 떠안고 있었다.
당시에는 미국의 한 수입상 신디케이트"가 커피 무대를 지배했는데,
일명 트리니티라 불리던 3사,
즉 뉴욕의 B.G. 아놀드와 보위대시&컴퍼니
그리고 보스턴의 O.G킴볼&컴퍼니가 조직한 신디케이트였다.
신디케이트의 수장인 B.G. 아놀드는 '커피업계의 나폴레옹'으로 통했으며
커피업계의 한 내부자는 그를 두고
"타고난 장사꾼, 투사, 사업의 귀재, 정치·기상·지리에 능통한 무역상"이라고 칭했다.
아놀드는 10년 동안
커피 시장을 지배하며 세습 군주들 못지않은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했다.
이 신디케이트는 수년간 자바 커피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켰다.
그런데 막대한 양의 브라질산 커피콩이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자,
이들 트리니티로서는 조합원들이 유리한 가격을 요구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맞추기 위해
막대한 재고품을 쌓아 놓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이들은 이전까지는 자바 커피콩의 품질에 주력해 왔지만
이제는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필사적인 시도로써 브라질의 커피콩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10월에 한 커피 수입상이 파산했으나 과도한 부채 탓으로 치부되고 말았다.
1880년 12월 4일 토요일,
O.G. 킴볼이 보스턴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겨우 42세였고 딱히 알려져 있던 건강상의 문제도 없었다.
뉴욕타임스의 같은 날 기사에서는 그의 사망 원인을 "폐충혈"로 밝혔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의 불안감과 좌절이 그의 사망을 재촉시켰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프론트 스트리트에 그가 자살한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지만
킴볼의 지인들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리 없다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망은 트리니티의 나머지 두 집단에게 파멸을 불러왔다.

20세기로 접어들 무렵,
커피 산업은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고 세계의 경제세력이 서로 얽혀 있었다.
뉴욕, 런던, 함부르크의 은행가들은 브라질의 수학량 예측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는데,
수확량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듯한 기미였다.
그것도 과도하게 많아서 세계가 카페인에 흠뻑 잠긴 것만 같은 불길함을 떠 안겼다.
1888년부터 1895년까지 향상된 생활수준과 커피를 애호하는 이민자들에 힘입어
커피 소비는 생산량과 보조를 맞추며 상승세를 탔다.
대규모 무역회사들은 커피의 완충재고 물량을
약 2백만~4백만 자루(한 자루당 59.8킬로그램) 정도 확보해 두며,
혹한이나 가뭄으로 인한 흉작이 닥칠 것을 대비한 보험으로 삼았다.
그러던 1896년, 브라질의 농장주들이 세계 시장에 너무 많은 커피콩을 쏟아부었다.
생두의 파운드당 평균 가격이 10센트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러한 가격 추세가 수년간 이어졌고,
바로 이때부터 붐-비스트 사이클이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897년, 세계적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며 1천6백만 자루에 달하자
가격이 파운드당 8 센트로 떨어졌다.
세계의 저장량은 540만 자루로 껑충 뛰었고,
이 저장량이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시장 위에 위태롭게 매달려 가격을 억제하고 있었다.
1901년, 5년 전 커피나무를 심은 결과로 대풍작이 되면서
전 세계 생산량이 급등하며 2000만 자루에 육박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브라질 산투스의 항구에서 흘러나온 것이었다.
전 세계 사람들의 소비량은 대략 1500만 자루에 불과하여 거의 500만 자루가 잉여 재고로 남게 되었다.
저장량은 1130만 자루로 치솟았는데,
이것은 그해의 전 세계 소비량의 3분의 2가 넘는 양이었다!
커피의 파운드당 가격은 6센트로 떨어졌다.
1902년 10월, 커피의 생산과소비에 대한 검토를 위해
뉴욕 커피 거래소에서 열린 최초의 국제회의에 라틴아메리카의 대다수 커피 생산국들이
생산자에게 지불되는 이 상품의 터무니없는 가격에 대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다.
한편 위기의 원인을 조사한 위원회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호황기 동안 농장주들이 지나친 지출로
"대출을 과도하게 이용하는 바람에,
위기가 닥쳤을 때 그들 중 대다수가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라고 지적했다.
말하자면, 빚더미에 앉아 현금이 절실히 필요해진 그들이 부랴부랴 작물을 시장에 내다 팔면서
공급 과잉이 더 심화되어 가격이 더 떨어졌다는 것.
뿐만 아니라
커피는 신디케이트, 트러스트를 비롯해 갖가지 투기의 대상이 되거나
소수의 중간상들에게 유리하게 이용되기에 정말 쉬운 상품이다.
J. F. 데 아시스 브라질은 커피의 붐 -버스트 사이클을 예리하게 요약했다.
“너무 높은 가격은 대농장을 과도할 만큼 확장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그 결과 과잉생산이 일어난다"
이렇게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와 같은 사이클이 반복된다.
이런 사이클은 "관련 정부들의 힘을 모아 노력해야만 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