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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Jun 13. 2021

바리스타 교육

바리스타 자격증


밤은 깊어 가지만 잠을 이룰 수 없다. 

캔맥주를 꺼내 진정시켜 보지만 부족하다.  


와인을 가득 채워 마신다. 

한 잔이 부족하여 또 한 잔을 마신다. 

술이 가슴을 파고들면서 지난 시간들이 눈앞에 나타난다. 


오늘은 바리스타 자격증 실기시험을 보았다. 

아침 기상 시에 느껴지는 긴장감과 생동감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했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스웨터를 걸쳐 입고 몇 번식 거울을 보았다. 


어제 자른 머리가 보기 좋았다. 

나름 일직 도착했지만 벌써 실기시험 준비로 분주하다. 


 바리스타 교육 신청을 하고 면접을 보았다. 


인생 후반을 준비하기 위해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첫 수업에 참석하고 내가 ‘청일점’ 임을 알았다.


순간, 조르 아스터 교도의 현명함이 떠올랐다.


교적인 탄압으로 살던 곳을 떠나야 했던 교도들은 작은 배를 타고 험한 파도에 휩쓸리다

인도의 이름 없는 마을에 도착했다. 


그곳 인도인들은 자신들의 영토로 들어온 이 교도들을 붙잡아  마을 지도자에게 데리고 갔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구역을 침범한 외부인들을 좋아하지 않았고 이들을 추방하든지 몰살시키기를 원했다.


그때 조르 아스터 교 지도자는 앞에 놓인 우유 잔을 당겨 자신이 가진 설탕을 넣은 후, 

인도 지도자에게 마셔보라고 하면서 말했다.


여기에 계신 인도인들은 우유와 같습니다. 

저희들은 여기에 첨가한 설탕과 같이 이곳 문화를 존중하고 더욱 풍성하게 하겠습니다.


인도인들은 이들을 받아들였고 조르 아스터 교도들은 약속대로 

그곳 문화를 존중하고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나는 이들의 현명함을 실천하고 싶었다.


바리스타 교육이 어느 정도 익숙할 무렵 낯선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교육생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있어 교육생 전원 가까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밀착 접촉자로 2주간 자택격리 조치를 받았다. 


2주간 격리를 마치고 교육은 다시 재개되었다. 


 지난주 필기시험을 치고 오늘 실기시험 후, 수료식을 가졌다. 


아직도 교육생들이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내 귀에 들린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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