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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Jun 11. 2021

길 없는 길

2018년 초

<Dream, Journey, Love>라는

세계 여행 블로그 주인공 최용민 씨가 그의 블로그에서

세계 여행을 결정하게 해 준 책으로 최인호 작가의 <길 없는 길>을 소개했다.



최용민 씨는 군 제대 후,

자전거로 세계 여행을 계획하여,

중국을 시작으로 자전거 세계여행을 시작했으나,

도중에 부상으로 귀국,

자전거 세계여행을 할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배낭여행으로  2년 넘게 세상을 여행한 친구다.



여행 중간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로  돈을 벌어,

부모님과 호주 여행을 한 후,

중남미 여행을 마친 멋진 젊은 친구다.


<길 없는 길>은 최용민에게 세계여행을 떠날 계기를 만들어 준 책으로

세계여행을 꿈꾸는 자의 호기심으로 선택했다.

 

총 4권으로 구성된 <길 없는 길>은 경허 선사와 강빈 교수를 주인공으로 한

최인호 작가의 장편 소설로,

8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9살에 청계사에 들어간 경허 스님과

 강빈 교수(고종의 둘째 아들 의친왕의 의 아들)의 인연을 풀어 나가는 소설이다.

 

경허는 8살에 아버지를 잃고 9살에 청계사에 들어 가, 계허 스님의 동자승으로 불교와 접하게 되었다.


15세에 계룡산 동학사로 옮겨 도를 깨우쳐 선불교의 중심에 서게 되는데

그의 제자인 만공 스님이 물려받은 염주가 의친왕을 통해

주인공 강빈에게 들어오는 과정을

 1,2권에서 다루고 있다.


강빈 교수는 아버지의 정체를 모르는

 어린 시절을 기생 생활과 술장사로 살아가는

어머니의 품 안에서 보냈지만,

대학 진학과 동시에 어머니 품을 떠난다.


어머니로부터 출생의 비밀과 의친왕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혼란에 빠지지만,

산속에서 혼자 생활하던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면서,

그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받았던

 염주와 연관된 인연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



강빈 교수는  기생 생활과 술장사로 자신을 키워 온 어머니에 대한 강한 불만과 반발심을 가지고 있었다.


 일류대학에 합격 한 아들을 위해

술 잔치를 벌여 준,

어머니를 떠나 대학 생활을 시작하고 미국 유학까지 마친다.


유학 시절에 만난 아내에게는 고아라고 속여 어머니의 존재를 숨겨 왔지만,

귀국 후, 어머니를 찾아가 아내를 소개하면서 고부간의 인연을 맺게 다.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이 되살아나

정계사에서 처음 만났던 아버지 의친왕의

염주에 얽힌 의문점을 풀기 위해

경허 선사의 족적을 따라

여행을 한다.



동학사에서 수도와 학문에 전념하고 있던 경허는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제자를 보고 싶다는 전갈을 받고 스승 계허를 만나기 위해 절을 나섰으나,

도중에 머문 마을에서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는 중생들의 삶을 접하고는 동학사로 되돌아와 날카로운 송곳

 턱밑에 두고

 인생의 온갖 욕망과 싸우는 처절한 수행의 길로 들어깨달음을 얻는다.


동학사를 떠난 허는 형님과 어머니가 계신 천장사에 들어 가

1년 3개월 동안 작은 암자에서 눕지도, 자지도 않는 혹독한 수행을 거쳐

도를 깨우쳐 부처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데,

어머니가 요청한 법회에서

 알몸으로 어머니에게 오줌을 뉘어 달라고 청해,

그에 실망 한 어머니와의 인연을 끊는다.


천장사에서 알게 된

18세 소녀와 성관계를 맺게 되고,

그 소녀가 결혼을 하게 되자,

그 집에 머슴으로 들어 가,

1년 동안 생활하면서 통정을 나누다 발각되어

 모진 매를 맞아 죽기 직전에

상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부처는 제자의 성욕에 관한 물음에 여자를 철저히 멀리 하라 가르치며

 “ 너희들은 차라리 너의 남근을 독사의 아가리에 넣을지 언정

여자의 몸에는  넣지 말라”라고 했는데

불심이 깊고 도를 깨우친 경허 선사의

이러한 행동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더위를 피해 차가운 것을,

추위를 피해 더운 것을 선택하는 것은

일반인들의 상투적인 일상이라 한다면,

더위를 더한 더위로,

추위를 더한 추위로 극복하는 방법은

귀인들이 택하는 방법이라 한다.


 인간의 욕망을 단지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 깊은 속으로 들어 가 철저히 겪어 본 경허의 행동은 귀인의 선택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3권에서의 주 내용은

 경허 선사와 그의 3명의 수제자(수월, 혜월, 월면(만공))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지는데,

막내인 만공 스님이 경허의 족적을 만인에게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전 날 내린 3월의 눈이 먼 산을 하얗게 덮고 있는  창원의 금요일 오후,  

하늘정원이라는 회사 근처 공원에  올랐다.  


근처 주차장에 주차하고 잠깐 오르막 계단을 오르니 깨끗하게 단장된,

공원이 나타났고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근처 도심 풍경이 따뜻한 봄 햇살과 함께

정겹게 다가오는 공원이다.


창원이 계획도시인지라 도로나 근처 공원들이 편리하게 잘 꾸며져 있다.



벤치에 앉아  <길 없는 길> 4권을 틈 내어  읽어  본다.

따스한 봄 햇살과 좋은 책이 행복한 시간이다.

 

4권에는 50대 초반에 접어든 경허 선사가 해인사에 머물고 있는데,

주인공 강빈 교수가  눈 내린 가야 산을 오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눈 내린 겨울 해인사를 오르던 산길에서 죽어 가던 문둥병 여인을 업고

자신의 방에서 10여 일을 같이 함으로써 경허 스님은 치명적인 피부병을 얻게 되고,  

50 후반에 물동이를 이고 지나가는 유부녀를

희롱 한 죄로 죽음 직전에 이르렀을 때,

김탁이라는 마을 유지가 경허를 구해주는데,

그 인연으로 그의 집에서 생활하며,  아이들에게 학문을 전수하며 생을 마감한다.

 

강빈은 경허의 족적 마지막 과정으로 법명 스님을 찾아 가지만 만나지 못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염주를 법명 스님에게 전해 달라는 요청으로

최인호의 장편 소설<길 없는 길>은 막을 내린다.


불교의 색채가 진한 책이면서도 불교의 틀에 메이지 않는

경허 스님의 삶의 행로가 감동으로 다가오고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보왕삼매론>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공란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 하시 길, “병으로 양약을 삼으라” 하셨다.


2.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하는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근검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다.


3.      공부하는 데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어라.” 하셨다.


4.      수행하는 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으로 삼으라,” 하셨다.


5.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여러 겁을 겪어 일을 성취하라.” 하셨다.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순결로서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다.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 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원림을 삼으라,” 하셨다.


8.      공덕을 베풀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덕 베푼 것을 헌신처럼 버려라.” 하셨다.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돼라,” 하셨다..


10.   억울함을 당해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길,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본분을 삼으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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