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6)

떠나는 자와 남는 자

by 산내

본격적인 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기 전에 현태의 글을 읽어 주시고

댓글까지 달아주시는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내 글에 댓글이 달리다니! 우와 출세했네.ㅎㅎ'

그리고 그 고마운 분들께 현태의 생각을 전해 드립니다.


현태의 생각

이번 여행을 통해 좋은 글을 쓰고 블로그에 올리지만 여행 자체에 집중하자.

만일 여행과 글쓰기가 싸움을 벌이는 일이 발생하면 과감하게 글쓰기를 버리자.

그렇습니다.

이번 여행은 현태의 인생에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순간입니다.

재인과 함께하는 시간도 최대한 즐기고 싶고요.


어제는 재즈바를 다녀왔습니다.

그 생생한 이야기도 곧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개인적으로 답변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현태와 재인을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

어제 내린 비로 대지는 젖어 있고 이른 아침 산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하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아내가 운전한 차를 타고 김해공항 국제선에 내리니 떠나는 자와 남아야 하는 자의 희비가 엇갈린다.

떠나는 자는 앞으로 전개될 여행에 대해 생각하지만 남는 자는 혼자 살아가야 할 현실을 직시한다.


이스탄불로 이동

김해공항 국제선 카운트에서 이스탄불행 비행 편은 만석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탑승 게이트 앞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서양인과 동양인 비율이 50대 50 정도인데 동양인 중에는 일본인 단체관광객이 눈에 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나의 좌석은 복도 쪽, 재인의 자리는 창가 쪽으로 정하고 가운데 자리가 비어지길 기대했는데…
덩치 큰 외국인만 나타나도 혹시 우리 옆자리 승객이 아닐까 가슴 졸인다.

다행히 중간자리에는 아담한 체구의 필리핀 선원 하츠만이 앉았다.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자 점심식사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메뉴로는 낙지 덮밥 or 소고기 요리 or 샐러드 중에서 선택이 가능했다.
예전이라면 망설임 없이 한식인 낙지 덮밥을 선택했겠지만 지금은 장기 유럽여행자이니 호기롭게 소고기 요리에 레드 와인 한잔을 선택했다.

음식이 입에 맞아 맛있게 먹는 중 재인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내일 비행기 안에서 10시간 넘게 사육당하야하는데… 어쩌지?”


그리고 보니 음식을 남김없이 먹는 내가 사육당하는 돼지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육당하더라도 돼지는 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에 숟가락을 놓았다.



기내가 쌀쌀하게 느껴지는데 옆자리에 앉은 필리핀 선원은 긴팔 후드티까지 입고 있어

반팔로 창가에 앉아 있는 재인이 춥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아내가 당부했던 말이 생각났다.

‘아빠는 딸 잘 챙기고…’
현태는 수화물칸에서 재인의 옷을 꺼내 건네주며
“추운데 걸쳐라.”
“아직 춥지는 않은데 나중에 추우면 입을게요.”
재인은 옷을 받아 자신의 무릎 위에 놓았지만 비행기가 이스탄불에 도착할 때까지 입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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