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서유럽 편(9)

또 다른 도전, 해밀턴 관람

by 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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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그리고 또 다른 공연

2층 침대 두 개가 놓인 4인실 방이지만 다른 침대가 비어 있어

편하게 화장실도 사용하고 대화도 나누니 자유롭다.


아침에 공유공간으로 나가려는 현태에게,
“아빠! 오늘 예약한 <해밀턴>에 대한 기초자료를 카톡으로 보내 놓았어요.”
“그래 고마워.”

오늘 재인이 보고 싶었던 <해밀턴>을 예약했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재인이 근처 마트에서 필요한 재료를 사서 아침을 만들어 놓았다.
삶은 밥 두 그릇에 오이와 당근 그리고 계란 찜을 마주한 현태는
‘런던에서 난생 처음 딸아이가 챙겨주는 조식을 먹어 보는구나.’
“고맙다. 잘 먹을께.”


저녁에도 비싼 물가에 주눅이 든 현태가 부엌에서 만들어 먹자고 하자,
“아빠! 저는 냄비밥을 해 본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는 줄 모르는데요.”
“걱정마라 냄비 밥은 아빠가 할 테니.”


쌀을 씻고 물을 부어 불에 올리는 것을 본 재인이
“아빠! 물이 너무 많은 것 아니예요.”
“쌀을 불리지 않은 경우에는 물을 넉넉히 넣어야 해?”
재인은 고개를 가우뚱하며 못 믿어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고기가 구워지고 접시에는 훈제 연어가 담기면서 준비한 저녁 밥상이 차려졌고

맥주와 마실거리까지 식탁에 올려지자 밥을 가져올 차례

재인의 예상대로 물은 줄어들지 않고 밥인지 죽인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요리가 만들어졌다.

이 밥인지 죽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음식이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을 좁혀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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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해밀턴> 관람

어제의 경험을 살려 현태는 먼저 안경을 챙겼고

공연장에 도착해서는 좁은 좌석에 앉아 있지 않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고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저녁에는 잘 마시지 않는 커피도 한 잔 마셨다.


공연 시작 15분을 남겨두고 입장하니 직원이 카운트에 들러라 했다.
“또 뭔가 잘못되었겠구나. 추가 요금이나 입장거절은 아니겠지.”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좌석을 찾아 들어가는데 두 사람만 티켓 카운트로 가 QR코드를 보여 주니

한참 컴퓨터를 두드리던 직원이 표 2장을 재인에게 넘겨 준다.
“어! 아빠하고 나하고 같이 앉을 수 있겠네요.

예약했던 좌석 입구는 D7과 D8로 서로 달랐고 좌석도 좌우로 떨어져 있었는데

이 입장권에는 D4로 바뀌어 있고 좌석도 나란히 앉을 수 있네요.”
“그럼 잘 됐네. 빨리 좌석이나 찾아보자.”


1층 중간 약간 뒤쪽에 위치한 새로운 좌석은 무대를 보기 좋은 위치에

옆 두 좌석이 비어 있는데다 재인의 앞좌석까지 비어 있으니

부동산으로 따지면 트리플 역세권에 초등학교를 품고 한강 조망이 보이는 최고의 위치였다.


미국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을 주제로 만든 이 뮤지컬은 랩이 많이 들어 갔지만

마지막까지 흥미진지하게 관람했으며 1부가 끝나고 입구를 빠져 나오는 실수는 다시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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