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 미술관
1시 반에 예약한 오르세 미술관으로 출발하려니 비가 내렸다.
그냥 비가 아니라 굵은 빗줄기가 주룩주룩 쏟아졌다.
오전에 먼저 나간 재인이 하나뿐인 우산을 가져가 먼저 우산을 구해야 했다.
근처에 있는 G20 마트로 달려가 “Unbrella, Umbrella”를 외쳐도 못 알아들어
우산을 펴고 쓰는 시늉을 하자 없단다.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자.
앞에 있는 남자에게 뭐라고 하니 남자가 계산대 뒤편 창고를 뒤져보더니 고개를 가로로 젓고
건너편 사무실로 들어가서 나오더니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광장 건너편 다른 마트에 가 우산을 찾았지만 역시 없다.
‘우산을 살 수 없다면 어디서 빌릴까?
내가 아는 곳은 빵집과 모로코 식당뿐인데…
그래 사람 좋아 보이는 식당에 가서 부탁해 보자.’
점심식사 손님 뒤를 따라 들어선 현태가
“Umbrells.”를 외치니 출입문 앞에 놓인 우산을 손으로 가리켰다.
저녁까지 사용해도 좋으냐 물으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작은 우산을 펴 들고 RER역까지 이동하니 바짓가랑이와 신발은 젖어 무거웠지만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재즈 음악 마냥 감미롭다.
비가 많이 오니 사람이 없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비를 맞고도 많은 사람들이 오르세를 찾았다.
지하층에서 밀러의 <만종>과 <이삭 줍는 여인들>을 보고 5층으로 올라가니 사람들이 너무 많다.
고흐, 고갱, 세잔, 모네 같은 이름 있는 화가들의 그림이 전시된 곳이라 걷기조차 불편했고
고흐와 고갱의 그림이 전시된 방에는 더욱 사람이 많았으며
한국인 가족 여행자들 모습이 많이 보였다.
5시가 넘어 미술관을 떠나기 섭섭해 조용한 시간에 다시 고흐의 그림을 보기 위해 찾아갔지만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았다.
루브르 박물관의 유명세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미술품을 보기 위해서는
오르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을 실감하며 관람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