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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May 23. 2024

기축통화에 대한 위협?

중국 디지털 위안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CBDC)가 달러와 경쟁하는 데, 더 넓게는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굳히는 데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중국은 일부 측면, 특히 소매결제 시스템의 기술적 정교함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미국을 뛰어넘었다. 
따라서 다른 주요국보다 먼저 운영될 가능성이 높은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가 글로벌 금융시장 지배권을 놓고 벌어지는 난전에서 중국 통화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은 그럴듯해 보인다.


이런 전망에 실려 있는 큰 기대와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게 박진감 있게 펼쳐지지 않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화의 해외 사용을 제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내 결제에만 사용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 정부가 디지털 통화의 통제에 익숙해지면 이런 제한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러시아 중국 원유 수출대금을 위안화로 받는 것이 더 수월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금융 제재를 피할 수 있으므로 이들 정부에는 매력적인 전망이다. 

중국 위안화가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중국과 밀접한 무역 및 금융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소규모 개발도상국들도 위안화로 직접 송장을 발행하고 무역거래를 결산하는 것이 유리해질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위안화 그 자체만으로는 기축통화로서의 위안화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인식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다. 


한 가지 제약 조건은 중국의 채권시장이 깊지만 유동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위안화의 기축통화 역할에는 정책과 관련된 다른 두 가지 주요 제약이 있다.      

첫째는  중국을 들고 나는 자본의 흐름에 대한 제한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인민은행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은 진전의 징후가 있기는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완전히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궁극적으로 개방형 자본계정을 가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중국인민은행은 시장의 힘에 의한 환율 절상 혹은 절하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약속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자본 흐름이 변화하면서 통화가치가 크게 절상되거나 절하될 압력이 커지면 자본통제와 환율 관리를 강화해 이런 압력을 상쇄하고 변동성을 줄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휘 통제적 사고방식을 가진 정부가 위안화-달러화 환율과 같이 눈에 잘 띄고 중대한 경제 변수를 전적으로 시장의 힘에 맡기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종합해 보면, 중국 정부가 2019년 이후 환율이 양방향으로(절상과 절하) 더욱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허용하기는 했지만, 진정한 의미의 자본계정 개방을 허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중국 정부가 자본계정을 완전히 개방하고 환율이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한다고 해도 위안화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금융 혼란기에 눈을 돌릴 안전자산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비민주적인 일당 정치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정부가 제멋대로 날뛰는 것을 막을 만한 충분한 자정 메커니즘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이 미국과 같은 견제와 균형의 제도적 시스템에 대한 영구적 대안으로 보일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해외 투자자들은 예를 들어 투자금 송금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중국 정부의 자의적 정책 변화를 계속 경계할 가능성이 높다.

간단히 말해, 다음 10년 동안 디지털 위안화가 위안화의 국제 결제통화로서 역할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주요한 글로벌 준비통화로서 달러가 가진 위상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다.


출처: <화폐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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