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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Jun 13. 2024

그리스 신화 - 오이디푸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

친아버지를 죽이다  

오이디푸스는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태어났다.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 부부는 자식이 없어 고민하다가 델포이 신전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무서운 신탁을 듣게 된다. 
장차 태어날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리라는 내용이었다.  

 

그 때문에 라이오스는 아내 이오카스테를 멀리했는데, 하루는 술을 마시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이오카스테의 침실을 찾았다. 
이오카스테는 임신했고 열 달 뒤 아이가 태어났다.  

그러자 라이오스는 아이의 발에 구멍을 뚫고 두 발을 묶어 수하에게 기타이론산에 버리게 했다. 
 

하지만 그의 수하는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고 몰래 이웃 나라인 코린토스의 목동에게 아이를 넘겨주었다.

목동은 그 아이를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코린토스의 왕 폴리보스에게 바쳤고, 폴리보스는 묶여 있던 아이의 발이 부풀어 오른 것을 보고 아이 이름을 오이디푸스라고 지었다.
오이디푸스는 '부풀어 오른 발'이라는 뜻이다.

 
오이디푸스는 폴리보스와 그의 왕비 메로페의 손에 양육되었고 오이디푸스는 그들을 친부모로 알고 성장했다. 

어느덧 열여덟 청년이 된 오이디푸스는 주변에서 자신이 폴리보스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어머니 메로페에게 사실을 물었지만, 메로페는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이에 답답한 나머지 오이디푸스는 델포이 신전을 찾아갔는데, 여기서 매우 불길한 신탁을 듣게 되었다. 


신탁 내용은 절대 고향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것이었는데, 만약 고향으로 돌아가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오이디푸스는 이 신탁 때문에 양부모가 살던 코린토스로 돌아가지 않고 반대쪽으로 향했다. 
그 길은 테베로 향하는 길이었다.


 

테베로 가는 길에 그는 한 마차와 마주쳤는데, 마부는 그에게 길을 비키라고 윽박질렀다.
자존심이 상한 오이디푸스는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 
명색이 코린토스의 왕자인 그에게 명령 조로 말하는 마부의 언행에 화가 난 것이었다.

오이디푸스가 길을 비켜주지 않자 마차에 타고 있던 귀족 차림의 노인이 내려 느닷없이 오이디푸스를 지팡이로 내려쳤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한 오이디푸스는 그 사람을 끌어내려 때려죽이고 말았다.
그런데 그가 때려죽인 사람은 자신의 친부 라이오스였다. 
하지만 오이디푸스가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생모와의 결혼  

라이오스를 죽인 오이디푸스는 계속 테베를 향해 갔다. 
그리고 테베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성벽 꼭대기에 스핑크스라는 괴물이 자리 잡고 앉아 성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수수께끼를 내서 문제를 풀지 못하면 그 사람을 잡아먹어버리는 것이었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이것이었다.
"아침에는 네 발로, 점심에는 두 발로, 그리고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데 아무도 이 문제의 답을 말하지 못해 여러 사람이 스핑크스에게 희생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왕 라이오스가 죽자 왕권을 대리하던 왕비 이오카스테의 오빠 크레온은 백성들에게 이렇게 약속했다.
"만약 스핑크스로부터 테베를 구해내는 사람이 있다면 왕위를 내주고 왕비와 결혼시켜 주겠다."
 

그러자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 앞으로 가서 수수께끼의 답을 말했다.
“답은 바로 인간이오."
오이디푸스가 정답을 말하자 깜짝 놀란 스핑크스가 되물었다.
"어째서 인간이냐?"
"인간은 인생의 아침에는 네 발로 기어 다니다가, 성장하면 두 발로 걷고, 늙으면 지팡이를 짚고 걷기 때문이오."

대답을 들은 스핑크스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성벽 첨탑에서 떨어져 죽었다. 


이렇게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를 제거하자 크레온은 약속대로 오이디푸스와 왕비 이오카스테를 결혼시키고 왕위도 그에게 넘겨주었다.

이후 오이디푸스는 지혜를 발휘해 테베를 잘 다스렸다. 
또 이오카스테에게서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 안티고네와 이스메네 등 2남 2녀를 얻어 행복한 삶을 누렸다.


스스로 눈을 찔러 맹인으로 살다  

그렇게 행복한 삶을 누리는 듯했지만 오이디푸스에게도 환란이 닥쳤다. 
테베 전역에 역병이 퍼지는가 하면, 여자들이 아이를 갖지 못하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오이디푸스는 고민 끝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남 크레온에게 델포이 신전으로 가서 신탁을 받아오라고 했다. 
 

크레온이 받아온 델포이 신전의 신탁은 이런 것이었다.
"라이오스를 죽인 자가 벌도 받지 않고 버젓이 테베에 살고 있으니, 그 살인자를 추방하지 않으면 환란은 끝나지 않으리라.”

오이디푸스는 신탁에서 말하는 살인자를 찾기 위해 직접 나섰다. 

그리고 테베의 늙은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불러 진실을 캐물었는데, 테이레시아스는 그에게 끔찍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라이오스 왕을 죽인 것은 바로 당신입니다. 
또 라이오스는 당신의 생부이며, 당신이 아내로 삼은 왕비는 당신의 생모입니다."

하지만 오이디푸스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혹 처남 크레온이 자신을 내쫓기 위해 계략을 꾸민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그 바람에 오이디푸스와 크레온 사이에 갈등이 야기되었고, 그들의 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왕비 이오카스테도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아들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아들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무렵 오이디푸스에게 폴리스의 부고와 함께 코린토스의 왕위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전갈이 왔다. 
그 소식을 전하러 온 인물은 오이디푸스를 폴리보스 부부에게 바친 바로 그 목동이었다.

그리고 오이디푸스는 그에게서 자신이 폴리보스의 친자가 아니며, 친부모는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오이디푸스는 목동에게 어린 자신을 넘겨준 라이오스의 수하를 찾아 다시 한번 진실을 확인한 뒤 비로소 모든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오이디푸스가 버렸던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안 이오카스테는 스스로 목을 매고 말았다.
그리고 이오카스테의 죽음을 목격한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의 목에 걸린 밧줄을 풀어 내린 뒤 그녀의 옷에 달린 옷핀으로 자신의 눈을 찔러 스스로 맹인이 되었다. 


그러고는 처남 크레온을 섭정으로 삼아 왕위를 맡기고 딸 안티고네, 이스메네와 함께 세상을 떠돌아다니다가 죽었다.

한편 오이디푸스가 떠난 테베 왕국은 그의 두 아들인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공동 왕이 되어 다스렸는데, 두 형제는 서로 반목하며 왕권을 다뤘고, 그 과정에서 먼저 왕위에 오른 폴리네이케스가 아우 에테오클레스와 전쟁을 치르다 목숨을 잃었다. 
이후 왕위는 에테오클레스가 이어갔다.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이야기에서 이른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을 만들어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핵심은 아들이 어머니를 좋아하는 본능 때문에 아버지를 적대시한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딸이 아버지를 좋아해 어머니를 경쟁 상대로 보는 본능도 있는데, 이를 '엘렉트라 콤플렉스'라고 한다. 

트로이 전쟁으로 유명한 아가멤논의 딸 엘렉트라는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복수하는데, 20세기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에 근거해 엘렉트라 콤플렉스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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