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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Jun 10. 2024

그리스 신화 - 트로이 전쟁(3)

트로이의 목마와 사라지는 트로이 왕국

아킬레우스에 이어 아이아스까지 죽자 그리스 동맹군은 짙은 패전의 그림자에 휩싸였다. 

그 무렵, 트로이 진영의 분위기도 좋지만은 않았다. 
아킬레우스를 죽인 파리스가 필록테테스가 쓴 독화살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죽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파리스의 죽음은 트로이 군대에 치명적인 사건까지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리스 진영에선 어떻게 해서 든 트로이를 함락시킬 방도를 찾고자 했다.

 
그 무렵, 그리스 군대 내부엔 트로이가 함락되지 않는 이유가 트로이 성안에 있는 팔라디움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팔라디움은 아테나 여신의 성스러운 신상을 지칭하는데, 트로이인들이 그것을 가지고 있는 한, 절대 트로이를 함락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그리스 진영에선 팔라디움을 훔쳐 오기로 했고, 디오메데스가 기어코 팔라디움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오디세우스를 비롯한 그리스 장수들은 트로이 성안으로 군대를 들여보내 기습할 방도를 모색했다. 

그들은 팔라디움이 사라진 트로이 성으로 군대만 들여보낼 수만 있다면 성을 함락시킬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오디세우스는 한 가지 책략을 생각해 냈다. 
 

그는 곧 능숙한 목수를 모아 거대한 목마를 만들게 했다. 
목마의 속은 완전히 비어 있게 만들었는데, 그 속에 100명의 군사가 들어갈 수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한밤중에 목마 속에 몇 명의 장수와 군사를 들여보낸 후, 오직 목마만 남겨두고 막사를 모두 부순 채 그리스 함대를 이끌고 사라졌다. 
하지만 그리스 군은 철수하는 척하면서 근처 섬에 숨어 있었다.


 
아침이 되자 트로이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거대한 목마 하나만 남겨두고 그리스 군이 완전히 철수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의아해하면서도 그리스 군이 드디어 철수했다고 믿고 환호성을 질러댔다. 
10년 동안의 전쟁을 승리로 장식했으니 그들이 즐거위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트로이 사람들은 거대한 목마의 정체가 궁금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웅성대며 목마 주변으로 모여 들였다. 
그때 시논이라는 그리스 병사가 트로이인 앞에 나타났고  트로이 군은 즉시 그를 잡아다 프리아모스 왕에게 끌고 갔다.

 
시논은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진영을 흔들어 놓기 위해 남겨두고 간 입담 좋은 인물이었다. 

그는 프리아모스를 보자 눈물을 흘리며 자신은 더 이상 그리스인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프리아모스가 그 연유를 물어보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테나 여신이 팔라디움을 훔친 것에 몹시 분노했고, 그 때문에 우리는 어떻게 하면 아테나 여신을 달랠지 신전에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리스인의 목숨으로 속죄하고 이 땅으로 떠나라는 신탁이 내려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신전에 바쳐질 제물로 결정되었습니다. 
저는 제물을 바치는 의식이 끝났을 때 야음을 틈타 달아났습니다. 
그리고 밤새 습지에 숨어 있었는데 새벽에 함대가 모두 떠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논의 말을 들은 프리아모스는 그를 불쌍하게 여겨 트로이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도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리아모스는 도대체 이 거대한 목마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시논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테나 여신에게 봉헌할 선물인데, 혹 트로이인이 성안으로 끌고 갈까 봐 거대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프리아모스는 생각했다.
'놈들은 우리가 이 목마를 파괴 하도록 해서 아테나 여신의 분노를 사게 할 작정이었구나.
하지만 우리가 만약 이 목마를 성안으로 끌고 가 신전에 바친다면 아테나 여신은 되레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프리아모스는 목마를 성안으로 옮기라고 명령했고, 백성들은 기꺼이 목마를 아테나 신전으로 끌고 갔다. 

그러자 그날 밤, 목마 안에 있던 그리스 군이 밖으로 나와 성문을 활짝 열어젖혔고, 이어 몰래 상륙한 그리스 군이 노도처럼 트로이 성안으로 밀어닥쳤다. 
그리스 군은 곳곳에 불을 지르며 놀라서 뛰쳐나오는 트로이인을 살육했다.


 
이렇게 트로이는 단 하룻밤 만에 완전히 함락되고 말았다. 

아침이 되자 트로이는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 있었다. 
그리스인은 트로이 여인들을 잡아다 노예로 삼았다. 
 

붙잡힌 트로이인 중에는 프리아모스의 늙은 왕비 헤카베와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도 있었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 또한 붙잡혔다.

메넬라오스는 처음엔 헬레네를 죽일 생각이었다. 


그러나 막상 그녀를 보자 차마 그 미모를 어떻게 할 수 없어 그녀를 다시 아내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나머지 모든 트로이 여인은 하루아침에 노예가 되어 그리스로 붙잡혀 가는 신세가 되었고 트로이는 역사의 그늘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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