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0월 15일 <워싱턴타임스>는 1면에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성기 특징을 자세히 보도했다.
1992년 대선에 등장했던 제니퍼 플라워스에 이어 폴라 존스라는 여성이 클린턴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의 와중에서 터져 나온 기사였다.
1991년 아칸소주 리틀록에 있는 한 호텔 방에서 클린턴 당시 주지사가 바지를 벗고 오럴 섹스를 요구했다는 게 폴라 존스의 주장인데, 존스는 자신이 당한 성희롱이 진실임을 입증하기 위해 클린턴 성기의 '독특한 특징을 알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그 독특한 특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워싱턴타임스는 그 특징이 발기할 때 휘어지는 것이라고 전하면서 이런 내용은 존스의 진술서에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런 성기 특징은 '페이로니병'이라는 일종의 비뇨기질환으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심한 경우 90도 이상 휘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1998년에는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라는 새로운 여인이 등장했다.
1998년 1월 21일 워싱턴포스트는 르윈스키가 친구인 린다 트립과 대화를 나누다 클린턴과의 성관계를 말했으며 비밀 녹음테이프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에게 제출됐다고 폭로함으로써 '클린턴과 르윈스키 섹스스캔들'이 최초로 세상에 알려졌다.
처음 보도된 내용은 두 가지였다.
클린턴이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맺었으며 이 같은 사실이 클린턴을 상대로 성희롱 피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던 폴라 존스의 변호인에게 입수돼 르윈스키가 증인으로 소환되자 그녀에게 성관계를 부인토록 요구했다는 것이었다.
클린턴은 이른 새벽부터 '작전'을 시작했다.
그는 부인 힐러리를 깨워 곧 배달될 신문에 어떠어떠한 내용이 보도되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친구인 버논 조던 변호사를 비롯한 핵심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통보함으로써 거짓말을 확산시켰다.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던 마이크 매커리는 지시에 따라 "클린턴 대통령은 그 여자(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클린턴은 또 미공영방송 PBS의 앵커 짐 레러와의 인터뷰를 비롯한 언론 3개사와의 회견에서 모두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클린턴이 이날 유일하게 진실을 애기한 상대는 오랜 정치 참모인 딕 모리스였다.
그 역시 1996년 창녀가 자신과의 관계를 폭로하는 바람에 백악관에서 쫓겨나 있었다.
클린턴은 "실은 르윈스키와 뭐 좀 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고 모리스는 긴급 여론조사를 해본 뒤 "국민이 용납할 것 같지 않으니 철저히 부인하라"고 훈수했다.
클린턴은 부인 힐러리에게도 '부인'으로 일관했다.
1월 21일 아침 일찍 클린턴은 힐러리를 깨워 "오늘 신문기사에 대해 당신이 알아둘 것이 있다'며 '르윈스키와는 별일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편의 이 말을 믿었다고 한다.
클린턴의 여자는 수백 명?
다음 날 뉴스위크는 클린턴 대통령의 여성편력을 다룬 특집기사에서 대통령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건 폴라 존스의 변호사들의 말을 인용, 100여 명의 여성이 대통령과 관계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당시 클린턴과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여성은 모두 6명이었다.
•모니카 르윈스키: 가장 최근 등장한 인물.
클린턴을 탄핵 위기로 몰고갈 가능성이 큰 여성이다.
백악관에 들어갈 당시 21세 클린턴 대통령과 18개월 동안 관계를 가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과 국방부에서 함께 일했던 린다 트립에게 대통령과의 은밀한 관계를 고백했다.
그러나 트립은 르윈스키에게는 덫이었다.
트립은 화이트워터(Whitewater)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고 있는 특별검사 케네스 스타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던 인물로, 이전에도 백악관 여직원과 클린턴의 관계를 폭로했던 인물이었다.
트립은 수개월에 걸친 르윈스키와의 대화를 17개의 테이프에 담았고 이를 스타 검사에게 넘겨줬다.
•제니퍼 플라워스: 섹스 스캔들을 처음으로 터뜨렸다.
첫 대통령선거유세 때인 1992년 1월 12년간 깊은 관계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타블로이드 주간지에 클린턴과 통화한 내용이 담긴 테이프를 공개하고 그와 오럴 섹스를 즐겼다고 떠벌려 클린턴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대통령후보 중도 탈락의 위기에 몰렸던 그는 힐러리가 다정하게 포옹하는 모습을 연출해 곤경을 모면할 수 있었다.
•폴라 존스: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인 1991년 5월 자신을 호텔로 불러 오럴 섹스를 강요하고 거부하자 승진에 불이익을 줬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돌리 카일 브라우닝: 미모의 변호사.
학창 시절부터 33년간 클린턴과 간헐적인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린턴과의 관계를 책으로 써내고 인터넷 사이트까지 마련했으며 폴라 존스 재판에서 선서증언까지 했다.
•캐슬린 윌리: 전 백악관 직원.
린다 트립의 폭로로 조사받은 윌리는 폴라 존스 재판에서 1993년 클린턴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신에게 키스하고 애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립은 당시 윌리가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 당황한 모습이었으나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고 목격담을 늘어놓고 있다.
•수전 맥두걸: 화이트워터 사건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한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다.
전(前) 남편 짐 맥두걸은 그녀가 클린턴의 아칸소 주지사 시절 정부(情婦)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약과였다.
클린턴이 '섭렵한 여자가 통틀어 수백 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는 인종이나 노소는 물론, 심지어 유부녀나 미망인도 가리지 않았다.
흑인, 백인, 딸 첼시 양만큼 어린 처녀, 이혼녀, 창녀, 카바레 가수, 변호사, 미스 아메리카, 기자, 공무원, 친구의 부인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상대했다.
그 수백 명 중에서 단연 화제의 인물은 르윈스키였다.
1월 26일 빌 클린턴은 분개한 표정으로 손가락질을 하며 "저 여인 미스 르윈스키와 나는 결코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습니다.
나는 누구에게도, 단 한 번도, 결코 거짓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 주장은 거짓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채 1년도 되지 않은 1998년 12월 19일 앤드루 잭슨에 이어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하원에서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 되었다.
클린턴은 상원에서 간신히 탄핵을 면해 임기를 마칠 수 있었지만, 희대의 섹스 스캔들로 개망신을 당하는 주인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