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에 별로 관심이 없더라도 레이싱에서 우승한 선수가 시상대에 올라 샴페인을 흔들어서 터뜨린 뒤 분수처럼 폭발하는 샴페인을 주변 사람들에게 뿌리는 장면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맛있는 샴페인을 아깝게 다 뿌려버리는 세리머니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우승자에게 샴페인을 쥐여주기 시작한 것은 1950년이었다.
프랑스에서 열린 F1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의 후안 마누엘 판지오에게 모엣 샹동 한 병이 부상으로 증정된 것이다.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서 대회가 개최되었고, 축하 자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때는 샴페인을 흔들어 터뜨리지 않고 얌전히 마셨다고 한다.
이후 1966년 르망 24에서 포르셰 906 인덱스 퍼포먼스 우승자였던 조 시퍼트에게 지급된 샴페인 병 코르크가 온도와 진동을 견디지 못하고 튀어나와 샴페인이 뿜어져 나오는 일이 벌어졌고, 이를 본 관객들은 이색적인 퍼포먼스에 환호했다.
다음 해 1967년 댄거니가 조 시퍼트의 샴페인 세리머니를 재현하자 관객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고, 이것이 우승자들의 전통으로 이어지게 됐다.
꽤 오랫동안 르망 24의 공식 샴페인 파트너가 포므리였던 것과 달리 F1의 샴페인은 시대별로 계속 변화해 왔는데, 모엣 샹동이 1966년부터 1999년까지 30년 동안 F1의 샴페인 자리를 지켰고,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멈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멈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F1 샴페인이다.
르망 24처럼 한 샴페인과의 지고지순한 관계이든 F1처럼 화려한 샴페인 연대기이든 승리의 순간을 가장 빛내주는 것이 스파클링와인이라는 것은 변함없다.
어떤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 있는 것처럼 승리의 순간과 가장 완벽한 페어링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기포가 뿜어져 나오는 와인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