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가 햄버거라는 이름을 갖게 된 건 19세기초 수많은 이민자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면서였다.
본래 독일의 함부르크에서는 고대 로마인들이 먹던 것처럼 소고기를 다져서 마늘, 양파, 소금, 후추를 섞어 패티를 만들어서 먹었는데, 이를 함부르크 스테이크 혹은 프리카델레라고 불렀다.
다만 이걸 빵 사이에 넣어서 주지는 않았고, 스테이크처럼 요리해 먹는 고급 음식으로 인식했다.
그러다 독일 이민자들이 뉴욕에서 미국식으로 함부르크식 스테이크를 팔기 시작했고, 햄버거라고 불리게 된 이 음식은 이민자들의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훌륭한 간편식으로 인기를 얻었다.
햄버거는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식이지만, 미식에 대한 니즈가 점차 증가하면서 갖가지 고급 재료로 탄생하는 프리미엄 버거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햄버거는 라스베이거스의 허버트 켈러스 플뢰르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5,000달러(약 695만 원) 짜리 햄버거다.
일본의 고베 소고기 패티와 푸아그라, 트러플 등 각종 진귀한 재료를 모두 넣어 만들었고, 거기에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귀한 와인 중 하나인 페트뤼스와 집에 가져갈 수 있는 특별한 와인 잔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여러 와인 전문가들이 햄버거와 와인 매칭에 관해 조언하곤 한다.
피오나 베켓이라는 와인&푸드 매칭 전문가는 보르도의 크뤼 클라세 와인들에 햄버거를 매칭하는 걸 자신의 비밀스러운 즐거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고, 와인 전문가인 제인 알슨은 프랑스 북론의 코트 로티나 보르도의 오-메독의 고급 와인 산지인 생줄리앙의 와인이 햄버거와 완벽한 매칭을 이룬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다른 소믈리에인 베아트리체 베시는 2019년 와인매거진 디캔터와의 인터뷰에서 시라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햄버거의 페어링에 좋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햄버거와 와인 매칭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데 사실 정답은 없다.
왜냐면 햄버거는 패티, 부재료, 소스의 종류에 따라 다채로운 버전으로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대부분의 햄버거에 무거운 와인보다 약간 가볍고 산미가 있는 레드 와인이 상당히 잘 어울린다.
가장 선호하는 와인 페어링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다.
프랑스로 눈을 돌리면 보르도의 중저가의 미디엄 라이트 바디의 와인들과 남부 론 지방의 바케라스나 케란느의 미디엄 바디 와인들도 추천한다.
그르나슈와 시라 품종의 스파이시하면서 향신료가 느껴지는 풍미가 햄버거와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만약 치킨 버거를 먹는다면 좀 더 라이트하고 신맛을 느낄 수 있는 페어링을 시도할 수 있다.
피노누아나 보졸레 지역의 가메 품종으로 만든 중저가의 레드 와인도 좋은 선택이다. 가금류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기름진 맛을 와인의 산미가 잡아줄 것이다.
새우버거처럼 해산물이 주재료라면 로제 와인도 잘 어울리고 버거 세트에 빠질 수 없는 감자튀김을 위해 차갑게 칠링 한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도 좋다.
혹은 오스트리아에서 생산되는 그뤼너 벨트리너나 저렴한 이탈리아 프로세코라면 가격 부담도 없이 햄버거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가볍고 산뜻한 풍미가 튀긴 감자의 짭조름한 맛에 적절히 어울린다.
사실 와인을 한정할 필요는 없다.
다채로운 속재료의 변화만큼 햄버거와 와인 페어링은 다양하게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