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서 알코올 도수란?

by 산내

알코올은 와인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서 와인의 품질을 측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지만
와인의 품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밸런스가 좋은 와인이라는 전제하에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향과 맛이 더욱 풍성해진다. 이런 와인들이 와인 평론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정직하게 알코올은 우리가 와인을 마시는 중요한 이유기도 하다.
누가 알코올이 없는 와인을 마시겠는가?

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정말 다채롭다.

국가와 지역마다 최소, 최대 알코올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그 폭이 자유로운 편이다. 와인의 양조과정을 이해한다면 왜 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다양한지 바로 납득할 수 있다. 양조자가 와인을 만들 때 자신이 원하는 알코올 도수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의 알코올은 효모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효모는 일종의 미생물인데, 포도의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낸다.
이를 알코올발효라고 부른다.

결국 포도에 효모가 먹을 수 있는 당분이 많을수록, 즉 포도가 달수록 와인이 지니게 되는 알코올 도수는 높아진다.


물론 무한대로 올라갈 수는 없다.
알코올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효모가 더 이상 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알코올에 강한 내성을 지닌 효모가 있기는 하지만 한계가 17~18%다.
여하튼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을 만들려면 고당도의 포도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고당도의 포도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사는 햇빛이다.

포도나무는 햇빛을 받으면 이산화탄소와 땅의 물을 활용해 당분을 만들고, 이렇게 생성된 당분은 열매에 모인다.

그래서 햇빛이 길게 드리우고 강하게 내리쬐는 곳일수록 포도의 당도가 올라간다.
이런 곳에서 재배된 포도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단순한 논리로 햇빛이 하루 종일 길고 강하게 비추면 포도는 행복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이때도 밸런스가 중요하다.
와인은 포도로 만들기 때문에 기본 재료가 되는 포도에서부터 밸런스가 좋아야 좋은 와인을 만들 기본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좋은 예가 바로 아르헨티나다.

그 넓은 국토에서 포도가 주로 재배되는 곳은 안데스산맥의 기슭이다.
포도가 한창 익을 여름과 가을의 한낮에는 타는 듯이 덥지만, 해가 떨어지면 바로 추위가 찾아와서 일교차가 심하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은 포도의 당분을 만들고 저녁의 선선한 기후는 산을 생성하면서 포도가 조화롭게 익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어떤 포도 재배자도 단순히 알코올만 높은 와인을 만들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최종 와인의 밸런스는 이미 포도에서 많은 부분이 결정된다.

인간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결과물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는 있지만, 과도하게 개입해서 만든 와인들은 위대한 와인의 반열에 들 수 없다.


몬테스 와이너리의 회장 아우렐리오 몬테스는 "좋은 포도로 나쁜 와인을 만들 순 있지만, 나쁜 포도로는 절대로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고 보면 삶도 와인도 균형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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