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경매의 베스트 오퍼 9

by 산내

최초의 와인 경매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본에서 시작됐다.

이 와인 경매는 지금도 매년 11월에 열리고, 2005년부터는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주관하고 있다.
그렇다면 200년에 가까운 와인 경매의 역사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와인은 어떤 와인들일까?

여러 정보를 취합해 한화 2억 원 이상에 낙찰된 아홉 가지 경매 케이스를 정리해 봤다.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영광의 1위는 바로 '샴페인 아비뉴 포쉬 Champagne Avenue Foch 2017'이다.
크리스티에서 무려 250만 달러(약 35억 원)에 거래되었다.

돔 페리뇽도 아니고, 크리스탈도 아니고 이름조차 생소한 아비뉴 포쉬?
사실 이 말도 안 되는 가격은 병 내부의 와인이 아니라 병에 프린트된 그림 때문이다. 내용물의 가치만 보면 불과 14.6달러(약 2만 원)라고 한다.
병에는 인기 NFT(대체 불가능 토큰) 컬렉션인 BAYC(Bored Ape Yacht Club;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 이미지가 프린트되어 있으며, 낙찰자는 해당 NFT의 소유권 이전받는다.

최종 낙찰자는 이탈리아의 사업가이자 암호 화폐 투자자로, 이 샴페인 역시 투자용도이므로 샴페인을 오픈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영예의 2위를 차지한 와인은 '페트뤼스 2000'이다.

페트뤼스는 워낙 고가의 와인이지만 크리스티에서 낙찰된 와인은 더 특별하다.
와이너리에서 제안한 낙찰가는 100만 달러(약 14억 원)로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우주에서 14개월 숙성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와인이라는 점이다.

정확히는 총 12병이 우주에서 돌아왔고 모두의 관심을 받으며 경매에 등장했다.
경매 구성은 우주에서 돌아온 페트뤼스 1병과 지구에서 숙성한 동일 빈티지의 페트뤼스 1병, 그리고 운석으로 만든 오프너로, 아티스트 케이스에 담겨 2021년 5월 크리스티에서 비공개 판매되었다.
다만, 누구에게 언제 판매됐는지는 정보가 없다.

3위는 '더 세팅 와인즈 글래스 슬리퍼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 The Setting Glass Wines Slipper Vineyard Cabernet Sauvignon 2019다.

가격은 2위와 같은 100만 달러로,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자선 경매에서 낙찰되었다. 1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내놓은 사람은 돈 슈타이너라는 남성인데 이름 외에는 밝혀진 바가 전혀 없다고 한다.

4위는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생산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 하나인 '로마네 콩티 Romanée Conti 1945'이다.
2018년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서 거래되었으며, 한 아시아인에게 팔렸다.
경매 낙찰가는 55만 8천 달러(약 8억 원), 1945년 빈티지의 로마네콩티 생산량은 불과 600병뿐이고, 남아 있는 와인도 드물었기에 그 희소성이 더해져서 비싼 값을 형성할 수밖에 없었다.

5위는 '스크리밍 이글 Screaming Eagle 1992'이다.

거래 가격은 50만 달러(약 7억 원), 스크리밍 이글은 로마네콩티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 하나로, 한해 400~750 케이스 정도로 워낙 소량 생산하는 데다가, 전 세계에서 구매지가 대기하다 보니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서 컬트 위의 컬트라는 별칭이 있다.

6위는 '샤토 무통 로칠드 Château Mouton Rothschild 1945'의 제로보암 사이즈(750ml 와인 6병 용량)였다.
와인은 병의 용량이 클수록 숙성 잠재력이 높기에 더 가치가 커진다.
소더비를 통해 거래되었고, 낙찰가는 31만 달러(약 4억 3천만 원).
이 정도 가격을 형성할 수 있던 이유는 여섯 병 크기의 사이즈라는 것도 있겠지만 1945년이라는 빈티지가 샤토 무통 로칠드에게 두 가지에서 큰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하나는 1945년 이 와이너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해 중 하나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1945년이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한 헤라는 점이다.

샤토 무통 로칠드는 이때 승리의 V를 레이블에 그려 넣었으며, 이것이 그 유명한 샤토 무통 로칠드 아티스트 레이블의 진정한 시작이다.

7위는 '샤토 슈발 블랑(hiteau Cheval Blanc 1947'. 2010년 크리스티를 통해 개인 수집가에 의해 낙찰되었으며, 낙찰가는 304,375달러(약 4억 2,500만 원)였다.

1947년 산은 1921년과 함께 역대 최고의 빈티지로 평가받는다.

프랑스 보르도 생테밀리옹에 위치한 슈발 블랑은 2022년 이루어진 생테밀리옹의 와인 등급 조정의 형평성에 논란을 제기하며 자진해서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슈발블랑이 등급에 속하든 아니든 세계 최고의 와인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8위는 '샴페인 파이퍼 하이직 1907'이다.

경이로울 정도로 오래된 이 샴페인은 2010년 스웨덴의 잠수부들이 발트해 연안의 침몰한 배에서 발견했다.
란드 제도의 지방 정부는 발견된 샴페인 경매에 부쳤는데 그중 최고가가 275,000달러(약 3억 8천만 원)였다.

9위는 '샤토 라피트 로칠드 Château Lafte Rothschild 1869이다.

2010년 홍콩 소더비에서 3명이 등장했는데, 경매 시작 전에는 명당 8000달러(약 1,120만 원)에 거래될 거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아시아인 부호에 의해 병당 무려 232,682달러(약 4억 6천만 원)에 세 병 모두 낙찰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1869년 빈티지는 필록세라 이전에 생산된 것이라는 특수함, 와이너리에서 직접 병입 한 와인이라는 점에서 더 높은 가치가 매겨졌다고 한다.

덧붙여보자면 한국에서 열린 와인 경매 사상 최고가는 2022년 4월 26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 제166회 미술품 경매에 깜짝 등장한 로마네콩티 1985년 산이다. 시작가는 2,600만 원이었으나 응찰자들의 치열한 경합 끝에 최종 낙찰가는 1억 2,500만 원이라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물론 일반인들의 인생에서 이런 와인들을 만날 일은 없을 듯하지만, 이러한 기록들 자체가 와인을 둘러싼 세계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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