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와인의 양대 산맥,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by 산내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는 어디서 재배되고 누가 어떻게 양조하느냐에 따라 여러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많은 사람들이 카베르네 소비뇽을 강건한 와인, 메를로는 부드러운 와인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는 늘 생산량 1, 2위를 다투는 품종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두껍고 튼튼한 껍질을 보유한 품종으로 기후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서 20세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던 품종이었다.

1990년대 급성장하는 메를로에게 왕좌 자리를 잠깐 내어주었다가 2015년 다시 정상을 탈환한 이후 지금까지 왕좌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잠시였지만 전문가들은 메를로의 정상 탈환을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분석한다.

하나는 메를로가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부드럽고 마시기 편하다는 대중의 인식.
다른 하나는 정말 의외인데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메를로가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발음하기 편해서 찾기 쉽다는 이유다.

미국에서는 메를로를 보통 멜롯이라고 짧게 발음한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늦게 익는 만생종으로 포도알의 크기 대비 씨가 큰 편이다.
그래서 당도가 높고 과육이 적으며 껍질과 씨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포도에서 얻어지는 여러 폴리페놀 성분이 많다.

당도가 높고 폴리페놀 함유량이 많다는 건 진득한 풀바디 와인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장기 숙성할 수 있는 여지가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런 와인들은 대체로 밝고 산뜻한 레드 베리의 뉘앙스보다 진한블랙베리의 풍미가 더 강하게 난다.
그래서 강건하고 거칠다는 표현이 카베르네 소비뇽에 자주 쓰이게 되었다.

메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포도가 일찍 익는 조생종이다.

이 말은 곧 상대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포도가 가진 여러 성분이 적은 대신 산도가 높다는 뜻으로, 와인으로 만들었을 때 미디엄 바디의 특징을 가지고 강한 산미와 신선한 레드베리 노트가 느껴진다.
그래서 메를로는 부드럽고 산뜻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두 품종의 재배 지역에 따른 캐릭터 차이를 이해하려면 프랑스 랑그독 지역에서 생산된 단일 품종의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와인과 미국이나 호주 같은 무덥고 건조한 지역에서 생산된 비슷한 가격대의 와인을 비교해서 시음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와인 초심자라고 하더라도 캐릭터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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