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들은 때로 와인에 관한 정보를 모른 채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해보면서 시음 감각 훈련을 하기도 한다.
이때 힌트는 와인을 잔에 따랐을 때 처음 마주하는 와인의 색부터 시작이다.
컬러를 살핀 뒤 향과 맛, 여운을 느끼며 와인의 품종과 지역, 빈티지 등을 맞춰 나가는 것이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의 주목적은 시음 훈련이지만, 최근에는 신개념의 블라인드 테이스팅, 일명 '미스터리 와인'이 등장했다.
그럼 어떤 와인을 미스터리 와인이라고 부르는 걸까?
그것은 온라인 와인 판매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팬데믹이 불러일으킨 변화 중 음주 문화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혼술, 정확히는 집술 문화가 퍼진 것이다.
사람들은 모임이 자유롭지 못했던 수년간 집에서 와인을 즐기는 데 익숙해졌고, 이는 와인 시장에서 기업들이 온라인 판매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불러왔다.
특히 호주의 온라인 와인 판매 시장은 매우 흥미롭다.
호주 아마존에서 온라인 주류 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는 사실만 봐도 와인 온라인 판매가 얼마나 대중적으로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다.
아마존 이전부터 호주의 와인 온라인 시장을 키워온 대표적인 판매 사이트는 '와인 콜렉티브 Wine Collective', '댄 머피 Dan Murphy's', 'BWS', '리쿼랜드 Liquorland' 등이다.
이중 와인 콜렉티브는 1945년 호주 와인 협회에서 시작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곳은 7,500가지에 달하는 와인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술을 판매하는 온라인 와인 구매 웹사이트를 운영하는데 와인을 분류한 카테고리에서 미스터리 와인을 찾아볼 수 있다. 이름부터 와인 애호가들의 흥미를 잔뜩 불러일으키는 이 미스터리 와인 섹션은 호주 내 전역의 와인 산지의 생산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획된 와인판매 방법이다.
매해 새로운 빈티지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기존 와인 재고를 비워내고 양조장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와이너리에게는 좋은 와인을 양조하는 것만큼 와인을 회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즉, 재고를 털어내고 신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새 공간과 자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와인 콜렉티브에서는 와이너리의 잔여 재고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보다 좋은 가격에 와인을 공급받는다.
이렇게 확보한 와인들은 온라인에서 와인 레이블을 가린 채 판매된다.
그렇다면 고객들은 와인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한 채 구매 감수해야 하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웹사이트에서 해당 와인이 생산된 지역, 품종, 빈티지, 전문가의 시음평을 확인할 수 있다. 회사는 고객들이 와인에 대한 호기심을 갖길 원했고, 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와인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레이블을 제거한 미스터리 와인의 할인율은 낮게는 25%에서 많게는 75%까지 된다고 한다.
또한 와이너리의 재고 부담을 더는 목적이 크기 때문에, 빈티지가 오래된 와인일수록 할인폭이 커진다는 점도 고객들에게는 매력적인 포인트이다.
다른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와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6병 구성 또는 12병 구성으로 다양한 와인을 혼합해서 할인 금액으로 구독 세트를 만들어 제공한다. 이때 와인 레이블을 제거하지는 않지만, 고객들은 와인이 배송되기 이전까지 어떤 와인이 담겨있는지 알 수 없다.
고객은 가격 정보와 와인의 색 정도의 심플한 정보만 오픈한다.
매달 어떤 와인이 담겨 있는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댄 머피에서도 레이블을 가리는 '인더렙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만약 온라인상에서 와인을 해외에서 직구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익숙할 와인닷컴 wine.com에서도 'Picked 와인' 주문이 가능한데, 와인클럽에 가입한 후 자신의 와인 취향을 드러내는 질문에 응답하면 사이트의 와인 전문가가 엄선한 혼합 와인 팩을 보내준다.
가격은 병당 평균 25달러 수준이고 여섯 병 단위로 패키징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