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이 이끄는 한의 기병대는 끝까지 항우를 따라붙었다.
드디어 항우가 오강에 몰렸다.
그때 오강의 정장이 배를 대고 기다리고 있다 재촉했다.
"강동이 비록 작다 하나 땅이 사방 천 리요 무리가 수 십만이니 또한 족히 왕이 될 수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급히 건너소서.
지금 신만이 배를 가지고 있으니 한군이 도착해도 강을 건널 수 없습니다."
항우가 웃으며 말했다.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는데 내가 어찌 강을 건너리. 또한 내가 강동 자제 8천 명과 더불어 강을 건너 서쪽으로 갔는데 지금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다.
강동의 부형들이 나를 불쌍히 여겨 왕으로 삼든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들을 대하리.
혹여 저들이 말을 않는다 한들 내가 어찌 부끄러운 마음이 없겠는가?"
그리고 그 정장에게 명마 추를 맡겼다.
"나는 그대가 장자임을 안다.
내가 타는 이 말은 다섯 살인데 당할 자 없는 무적이며 하루에 천리를 간다.
차마 죽일 수 없으니 공에게 주노라."
항우는 그 강을 건너지 않고 부하들에게 말에서 내려 짧은 병기로 싸우도록 명했다.
역시 말을 버리고도 항우는 한의 병사들을 만날 때마다 모두 쓰러트렸지만 자신도 열 군데 이상 상처를 입었다.
항우가 돌아보니 한의 기사마 여마동이 보였다.
항우가 외쳤다.
"너는 옛날 나의 사람이 아니더냐?"
여마동이 항우를 알아보고는 동료 왕예에게 알렸다.
"이자가 항왕이다."
항우가 여마동에게 말했다.
"한이 내 목에 천금의 돈과 만호의 읍을 걸었다고 들었다.
내가 너에게 덕을 베푸마."
항우는 자신의 목을 찔렀다.
한의 기병 무리가 항우의 몸뚱이를 차지하고자 달려들어 싸워 수십 명이 죽었고, 결국 왕예가 항우의 머리를 취했다.
왕예와 여마동을 비롯해 항우의 몸을 가진 다섯 명이 모두 후로 봉해졌다.
항우의 몸값이 그 정도였다.
유방은 처음에 항우가 회왕에게 받은 작위인 노공소에 봉하고 장사 지냈다.
유방은 몸소 항우를 위해 곡했다.
유방은 항씨의 지속은 하나도 죽이지 않고, 항백은 사양후로 봉했으며, 도후나 평고후, 현무후 등은 모두 항씨 일족이었으나 유씨 성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