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미래: 에필로그
다수 사회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먼 미래 우리 사회의 모습은?
대내외 환경의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는 다각적인 충격에 직면해 있다. 보다 많은 구성원들이 협력적으로 동참하면 광범위하고 질서 있는 전환도 가능할 수 있다. 우리의 과제는 새로운 기회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새로운 모습의 사회에서 우리의 삶은 보다 윤택해질 수 있을까? 수축사회, 탄소중립, 경로창출, 에너지전환, 그리고 창조적 도약의 관점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가까운 미래에 시작될 위기와 기회에 대해 이해하자.
다양한 지표를 참고하여 경제의 현재 상태와 변화의 방향을 가늠해 보자. 수축사회와 탄소중립 국제질서의 위기는 우리의 적응이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에 예상되는 변화의 종착점이 위기일까? 현시점에서 빈번하게 거론되는 수축사회 시나리오의 경우 미래 종착점에 대한 부정적 묘사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나은 균형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은 새로운 경로창출의 기회를 의미한다. 전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전환 과정에서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광범위한 경제구조 전환은 이를 기꺼이 수용하려는 사회구성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미래에 지속될 구조적 변화를 확인하자.
미래에 발생할 변화들 중 일부는 지금까지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예상하는 것이 가능하다. 서프라이즈(현시점에서 예상하기 어려운 변화)와 달리, 예상 가능한 구조적 변화에 적응하는 비용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서프라이즈에 비해, 구조적 변화는 그 지속성이 높고 상하방 비대칭성이 낮아 장기 불확실성이 낮기 때문이다. 서프라이즈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의 판단이 서로 엇갈리는 것이 통상적이다. 반면 구조적 변화 방향에 대해서는 구성원들 사이 공감대 형성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수 있다.
중립적 관점에서 구조적 변화 경로를 모니터링하자.
미래 경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의 패턴을 분석하여 미래의 변화 방향을 예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 방향의 전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어떤 구조변화 방향이 미래에도 지속될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미래에 발생할 서프라이즈는 미래 방향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향후 발생하는 서프라이즈가 지금은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미래의 전개 방향에 대해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하자.
구조적 변화 경로에 부합하는 응축의 도약을 준비하자.
기존의 경제구조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기존 구조에 순응하는 수동적 전략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균형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기존 수동적 전략이 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경제구조 전환 과정에서는 구조 변화 방향을 확인하고 새로운 추세를 추종하는 능동적 전략이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아직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는 구조적 변화를 식별하여 장기 대응 전략에 통합하는 것은 도전적 과제이다. 하지만 미래의 위험을 관리하고 기회를 선점하고자 하는 사회구성원이라면 이를 피할 수 없다.
서프라이즈를 전략적 기회로 활용하자.
과연 능동적 대응을 통해 수동적 적응에 비해 항상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대응과 적응 사이 성과의 차이는 구조적 변화에 곁들여지는 서프라이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프라이즈를 전략적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 이는 목표 설정, 대응 전략 수립, 위험관리 등과 관련하여 많은 의사결정을 수반할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구성원이라면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능동적 대응과 수동적 적응 사이 적절한 조합을 모색하자.
먼 미래를 위한 대응의 시작은 가까운 미래에서의 응축의 도약이다.
우리는 보다 나은 사회로의 전환을 원하지만 여정의 끝이 먼 미래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런데 새로운 균형을 향한 여정의 시작은 가까운 미래일 것이다. 응축의 도약(quantum jump)은 양자역학에서 전자가 에너지 레벨을 순간적으로 변화시키는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특정 경제 현상이 갑작스럽게 전환되는 순간을 가리킨다. 다양한 지표와 직관적인 해석을 통해 예견가능한 미래의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수반할 것이다. 다수의 구성원들이 보조를 맞춰 구조적 변화에 적응하는 경우 전환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을 시작으로 ESG 경제를 향한 응축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비관적이지 않다. 이러한 비전이 미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이들의 긴 여정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