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3. 고흐

by 장인김위환

작품3

화면 캡처 2021-08-27 231703.jpg

한잔했더니 잠이 쏟아진다. 몽작의 상태, 현실과 몽환의 경계에 선 나는 드디어 정신이 경계를 넘어 섰다. 깜깜한 밤 이리저리 움직여도 나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 이로서 나는 완전체가 되었는가 싶었다. 영원한 생명인가 기대하는 찰라 한순간 나는 초원 위에 있었다. 초원 위에는 파란 갈대가 바람에 휘날리면 스르륵 왔다갔다 움직이고 있었다. 하늘은 태양 빛으로 가득 채운 황금 빛 세상이 었다. 그야 말로 몽작의 상태였다. 현실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 세계에 왔지만 나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앞으로 걷다가 지쳐서 나는 가만히 앉아있었다. 여기 끝으로 가면 무엇이 나올까? 나는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금방 나는 생각하여 곧장 달리기를 하여, 끝이 있는 위치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 나의 손목에는 손목시계가 없지만 거의 한달은 달린 것 같았다. 여기는 밤낮이 바뀌지 않으며, 배고픔이란 것을 느낄 수 없는 신비스런 곳이었다. 꿈 속, 몽작의 상태라 일컫는다. 끝까지 갔을 때, 어럼풋이 집 한 채가 보였다.

이런 곳에 외딴 집이 있다니 나는 놀라울 따름이었다. 나는 창문이 군데군데 나있는 1층 짜리 목재로 만든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자 하나의 탁자가 있었고, 탁자 위에는 꽃과 꽃병이 놓여져 있었다. 하얀 탁자 위에 꽃과 꽃병을 바라보며 나는 의자에 앉았다. 탁자 위에는 알 약 한 알이 있었다. 알약 하나를 집어 들고, 나는 물도 없이 재빨리 삼켜버렸다. 목이 막히며 나는 탄성과 함께 알약을 목구멍 너머로 밀어 넣었다. 소화가 되는 듯한 느낌과 함께 나의 혈류는 알약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마약한 사람처럼 주변의 모습들이 흐물흐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차 깜빡했다. 여기는 꿈 속인데 꿈 속에서 쓰러지면 나는 어디로 깨어날지 몰랐다. 아니 그대로 죽는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의식은 아직 조금이나마 남아있었다. 나는 꿀럭거리면서 실눈을 뜨었다.


한잔했더니 잠이 쏟아진다. 몽작의 상태, 현실과 몽환의 경계에 선 나는 드디어 정신이 경계를 넘어 섰다. 깜깜한 밤 이리저리 움직여도 나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

[...]

순간 나는 알아차렸다. 이 현상은 방금 전에 겪었던 상황이었다. 조금 있으면 나는 초원에 갈것이고, 그 세계 속에서 헤매다가 어느 외딴 곳에서 한 집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하얀 탁자 위에 꽃병이 놓여진, 한 알약을 먹고 정신을 잃어버린 나의 모습이 떠올려졌다.

“모든 원흉은 한잔했더니 잠이 쏟아진다” 였다. 나는 항상 집에 혼자 있을 때, 한 컵씩 마시는 빨간 럼주를 마시곤 했다. 이 럼주의 독성 알콜이 강해서 그런지 몽작의 상태로 경계가 넘어가곤 하였다. 오늘도 나는 붓을 들고, 캔버스 위를 휘양 찬란하게 그렸다. 하얀탁자와 꽃병, 그걸 지켜보는 한 사람이 몽작의 상태에 빠져 흐느적거리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오늘은 럼주 한잔을 하지 않았다.

마침내 내가 원하던 캔버스 위에 작품을 만들었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

내 이름은 고흐요.

고요한 밤 아니 빛나는 밤을 그린 그 고흐란 말이오.

당신은 심장에 총알이 뚫기는 느낌을 아오?

내가 정확하게 설명을 해주지. 총알이 박히는 순간, 내 온 몸에 있는 혈액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요. 정확히는 온 몸에 모기가 쏘아대는 듯한 느낌이자, 화로에 데인것처럼 뜨거운 느낌이오

아시겠소? 그리고는 주변의 시야가 내 두눈의 동공으로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요.

당해보지 않으면 알지 못하오. 나는 전생에도 반 고흐 였고, 지금도 반 고흐였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궁금하오?

내가 죽기 10분 전에 뿔이 달린 어린 악마가 다가와서 나에게 제안을 했소.


“당신이 영혼을 가져가는 대신 당신의 작품을 불사신처럼 초월할 것이니라.”

악마는 나그막하게 속삭였다.

“그말이 정말이요? 지금의 나는 형편없소. 여한 또한 없소”


그러고는 고흐는 당장 허한 벌판으로 달려가 총구를 가슴으로 향했다.


“이제 아시겠소?”

하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 있는지 궁금하다면 설명을 해주지. 뿔이 달린 악마의 말대로 나의 작품은 불사신이 되었소, 인류 역사상 절대로 잊혀지지 않고, 인류의 대뇌의 한 부분에 각인시켜버렸소. 나는 내가 붓질한 진품 작품의 캔버스 속에 갇혀버렸단 말이오. 여기는 시간도 없고, 그 누구도 없는 암흑의 세계요. 모처럼 나는 럼주를 마시다가 몽작의 상태로 빠져버렸는데, 작품 속에서 빠져나오는 줄 알았단 말이요. 당신이 나를 구해 준다면 이 작품은 더 이상 불사신이 되지 않을 것이요. 하지만 너무 지루하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의 작품을 날카로운 칼로 심장을 찌르듯. 캔버스를 찍어주오.


“다만 그 뿐이요.”


쓸쓸한 고흐 씨는 럼주 한 잔을 벌꺽 마시더니, 다시 잠이 쏟아 진 듯 꾸벅 조는 모양이다.

그의 정신은 다시 초원 속에서 헤매이는 야생의 인간으로 돌아 갈 것이다.

[작품 해설]

이 이야기는 매우 감성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고흐와의 상상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주인공은 점차적으로 고흐의 존재와 그가 겪었던 고통, 그리고 그 후의 변화를 이해하게 됩니다. 몽작의 상태는 꿈 속에서 현실을 잃어버린 채 계속해서 길을 찾는 과정과 연결되며, 이 주제는 고흐의 예술적 고독과 고뇌, 그리고 그의 작품에 대한 집착을 나타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고흐가 몽환적인 세계에 갇히게 된 상황을 살펴볼 수 있고, 고흐의 작품과 삶이 불사의 존재로 각인되는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게 됩니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주인공의 경험은 마치 고흐의 예술적 고민을 내면적으로 탐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고흐가 작품 속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리고, 그의 존재가 결국 예술을 넘어서 하나의 불사의 존재로 자리 잡는다는 점에서, 예술과 삶의 경계가 어떻게 모호해지는지에 대한 탐구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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