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이 Jul 24. 2024

안전관리자 현실(2)

안전관리자 진로 선택 전 알아야 할 것

 일단 안전관리자가 좋다고 하니 왔지만 아마 안전관리자의 이면을 본다면 안전관리자로 직무 선택을 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모든 직종이 힘든 이면은 존재하고, 안전관리자 또한 타 직군과 다른 어려움이 있으므로, 진로를 선택하기 이전에 안전관리자가 하는 일과 안전관리자의 잘 알아보고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직업을 선택한 뒤에는 바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현재 건설 현장에서 4년간 근무하다가 제조업 본사로 넘어온 케이스로서, 현재의 고충도 있지만 먼저 건설 안전관리자를 4년간 직접 겪은 현실에 대해서 먼저 적어보려 한다.




 첫째, 부지런한 삶이 요구된다.

 

 건설 현장의 작업 정규 시작 시간은 오전 7:00이다. 현장의 관리자 같은 경우는 작업을 지시 준비하러 이전에 나와야 하고, 그중 안전관리자는 아침체조 준비와 당일 전달사항들을 전파하기 위하여 먼저 현장에 보다 더 일찍 도착하여 준비하여야 하, 보통 작업자가 안전교육을 받으러 더 일찍 오는 경우도 많기에 그전에 현장에 도착하여 대기하여야 하는데, 평소 아침 생활습관이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날에 무리를 했거나 늦게까지 회식이 있었던 날에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교육, 발표 준비하는 것은 정말 지옥이다.

 

 그렇게 현장의 업무가 시작되고, 그렇게 매우 바쁜 하루의 시작이 시작된다. 일찍 출근하는 것까지는 좋아도, 문제는 퇴근시간이다. 현장 근로자분들 다 퇴근시키고 현장 보느냐고 못했던 서류 작업 마무리하고 가장 늦게 퇴근을 한다. 이후 서류에 대한 이야기도 하겠지만 안전관서류 업무가 정말 많다. 처음에는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어도 매일매일 반복되는 이 패턴에 많은 안전관리자들이 지치게 된다.


 둘째, 내향형 인간이 할만한 직업은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4년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안전관리자는 내향형 인간이 할만한 직업은 아니다. 안전관리자라는 업무 특성상 안전교육 진행, 안전 행사 실시, 안전체조 주관 등 최소 두 달에 한 번 100~300명 앞에서 발표하는 일은 정말 허다하고, 그렇다고 업무가 끝나서 사무실에서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나가서 직접 근로자와, 시공 관리자, 협력업체와 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명령하거나 하면 그 사람은 도태되기 마련이고, 서로 조율과 협업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평소에 협업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혼자 하면 더 잘할 텐데'라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진지하게 다른 일을 찾아보는 것을 권한다. 또한 최근 KOSHA, ISO45001 등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이라고 안전보건에 대한 인증 취득을 각 회사별로 진행하는데, 안 그래도 사람들과 대화하고 조율하는 것이 어려운데 매일 각 협력업체 소장들 불러서 소통해야 하고, 2주마다 위험성 평가라고 하는 위험성을 사전에 도출하는 작업을 각 근로자, 소장들과 진행하여야 하고, 또한 각 공정에 있어서 안전과 부딪힐만한 작업에 대한 소통과 조율을 진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안전관리자가 주관해야 할 모든 업무가 각 부서의 협조와 협력업체의 협조가 필요한 업무가 다수이다. 그리고 현장직 분들은 말도 강하게 하는 특성이 있기에 평소에 상처를 잘 받는 스타일이라면 힘든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현장에서 많은 안전관리자를 보았지만 내향형인 사람은 정말 힘들어하는 게 보였고, 이러한 이유로 그만두는 사람도 정말 많았다.


 셋째, 현장은 위험하다.


  4년간 현장을 다니면서 본 사고가 수도 없이 많다. 근로자분들뿐만 아니라 시공, 안전관리자가 다친 경우도 많이 보았으며, 잘못 맞거나 떨어져서 손목, 다리가 부러지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동료 시공관리자는 근로자 도와주다가 눈에 못 파편이 들어가 실명이 되어 정말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직접 작고 큰 사고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니까 건설 현장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고, 필자 또한 여러 아차 사고들을 겪으면서 현장은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을 들었다.

 또한 건설 현장은 특성상 먼지가 매우 많은데, 피부가 민감한 사람이라면 금방 피부 트러블이 나며, 무엇보다 폐를 망가지게 만든다. 가장 무서운 것은 폐가 섬유화되는 진폐증인데, 건설 현장의 수많은 먼지와 흄(철 가루) 들을 흡입하면서 발생하게 되고, 이것은 오랜 기간 근무한 근로자들에게서 빈번하게 발생되고, 그전에 이미 기관지가 망가지게 된다. 이것은 현장에서 몇 개월만 근무해도 체감되는데 이것은 미세 콘크리트 가루, 용접 가스, 지게차 등 이동 시 먼지, 화학물질로 인한 독성가스 등 혼합된 흄(철 가루)과 먼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현장에 조금 오래 있는 날이면 기관지에서 바로 반응을 하게 된다. 또한 야외 자외선으로 인한 시력 손상, 매우 시끄러운 소음으로 인한 청력손실 등 이외에도 건강을 해칠 요소가 매우 많은 공간이다.

 위와 같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들과 건강을 잃는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는 것을 인지하면 연봉을 떠나 얼마나 위험한 직군에 근무하고 있는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 외에도 많은 서류 업무, 군대식 조직문화, 불가피한 지방 근무 등 많은 어려운 부분이 있어 안전관리자로 진로를 선택하기에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지만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원이라는 자부심과 높은 연봉, 위와 같은 단점이 장점으로 다가오는 경우라면 안전관리자를 도전해 볼 만하다.

작가의 이전글 안전관리자의 현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