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이유

나의 감정을 마주하는 연습

by 느린 마음

얼마전까지 나는 감정을 설명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게 맞는 감정인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는지를 먼저 따졌다.
이유 없는 감정은 부끄럽고, 감정 그 자체로는 불완전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근거를 들어 설명하려고하고, 남을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했었다.

“이래서 슬픈 거고, 그래서 힘들었던 거야.”
그럴듯한 말이 없으면, 내 마음조차 믿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방식이 나를 더 멀어지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됐다.
감정은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데,
나는 늘 정답처럼 감정을 써먹으려 했다.


나는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참는 법, 맞추는 법, 숨기는 법은 익숙했지만
그저 “이게 지금 내 마음이다”라고 말하는 건 너무 낯설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훈련처럼.
내가 언제, 왜 그랬는지 돌이켜보면서
그때의 감정을 천천히 꺼내보는 연습.


처음엔 조심스럽고 어색했다.

그리고 지금도, 감정을 완전히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그 감정들을
‘이해받을 수 있는 이야기’로 옮기는 법을 배우고 있다.


분석은 그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분석적인 사람들을 위해 덧붙여보려고 해본다.
설명이 아니라, 연결을 위한 것이랄까.


글을 쓴다.
감정을 꺼내기 위해서.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와 비슷하게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게
이 마음이 닿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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