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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Sep 04. 2023

왜 스타트업인가?

일단 나는, 왜 스타트업이어야할까

상징적인 것에 의미를 많이 두는 편이다.

새해에 듣는 첫 곡의 의미, 수능 전날 자기 전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 등등 ...


그래서 새로운 블로그나 SNS를 시작할 때마다 "처음"은 언제나 나에게 웅장하고 함부로 결정해서 진행되면 안될 소중한 것이다. 글을 꾸준히 쓰기 시작해야겠다 결심한 순간부터 첫 글의 주제를 고민해왔다.


오늘 투자에 대한 여러 아티클을 보다가, 사람들의 생애에서 직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다룬 내용을 보았다. 해당 글에서는 스타트업 취직이 이제 대기업만큼이나 수익 등의 경제적인 조건을 따졌을 때도 좋은 선택지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글에서 주장한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초기 멤버는 스톡 옵션 등을 받을텐데, 최소 5년 정도는 근무해야한다고 치고 ... 5년 동안 N개의 스타트업을 다니면 그 중 하나만 대박나도 엄청난 이득 아님? 대기업 10.X년 다닌 것보다, 스타트업 5년 x N개 다닌 시간으로 엄청난 돈을 벌텐데?

글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그러게? 그래봐야겠다"가 아니라 그동안 내가 해왔던 이분법적인 사고에 대한 반성이었다. 


안정적인 대기업, 그러나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을 꿈꿨던 나는, 오케이- 네카라쿠배에서 끝내주는 개발자가 되자. 하나를 바라봤었다. 올해 스타트업에 들어오고 나서는, "큰 돈을 벌진 못해도, 가슴 뛰는 일을 하자. 즐길 수 있는 일을 하자. 내가 진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과 세상을 바꿔보자"의 생각이었다. "돈"과 "안정"이란 가치는 내게 없었다. 적어도 스타트업에서의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나는 돈과 안정을 희생한다고 생각해왔다. 


참 바보같은 생각. 내가 키우는 스타트업이 돈을 못 벌면? 그게 무슨 의미지.

지금 우리 팀이 성공하면, 나도 같이 성공하는 건데 나는 왜 이 선택지가 무엇을 희생해야만 하는 결정이라고 생각해왔던 걸까. 


[생존을 넘어 번창으로]의 책을 읽으며, 최근 나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 구절이 있었다.

"창업자들이 기업 문화를 결정합니다."

회사의 일명 분메(분위기 메이커)팀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우리 팀의 문화를 정의하고, 공고히 하는 일을 맡았다. 이 역할을 수행하며 고민하고 듣는 이야기들이 매번 나를 설레게 만든다. 책 속의 말처럼 초기 스타트업은, 나의 성향과 스타일이 곧 회사의 정체성 형성에 직결된다. 

이 멋있는 부분을 나는 왜 잊고 있었을까?


내가 잘하면, 회사가 돈을 벌며 더 커지고,
회사가 잘 되면 나도 더 크고,
나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회사를 형성하고,
회사의 문화가 또 나의 원동력이 되고.

이 근사하고 매력적인 선순환을 나는 왜 보지 못하고 있었을까.


누가 나한테 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어? 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생각해봐, 저런 매력적인 선순환이 있어. 내가 오늘 미친듯이 노력하면 다음주의 우리 모습이 달라질 수도 있어. 안그래도 매력적인데 나는 이 순환을 지금 엄청 능력있고 결이 맞는 사람들과 돌고 있어.

우린 어떤 문제와 마주쳐도, '하면 되지? 해보자'라는 생각이야. 그리고 그동안 진짜 그렇게 해왔으니까.


9월에도 진짜 해내야지.

온보딩할 때, 숙소 개수? 그래, 그냥 해내야지. 했던 것처럼.

이번에 진짜 한 번 크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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