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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드로 May 06. 2024

다분히 INFP다운 나, 그리고 내 인생

나는 때로는 내가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오늘은 5.6일 대체공휴일이다.


아침에 렌즈를 잘못 껴서 그런가, 눈이 약간 뻑뻑하고 침침한데 그래도 생각난 김에 글을 써보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오늘이 휴일임을 알고 피아노를 치려고 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핸드폰을 켜고 알림을 확인했는데, 같이 일하는 연구원이 같이 점심 먹을 생각 없냐는 톡을 남겨놓았다.


당연히 출근을 안 할 거라 생각했는데, 두 달 늦게 들어온 연구원도 출근하는데 나도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441번 버스에 올랐다.


아직도 내 망상으로 인해 전에 사귀던 연인이 내 그림자처럼 내 뒤에 있는 듯한 느낌을 애써 무시하며 빗길을 걸어갔다.


카페에 와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코드를 보고, 위 코드는 무슨 뜻인지 공부를 하다가, 문득 내 옆과 앞에 계신 여성분들을 보았는데, 그때 깨달았다.


나답게 사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정말 어이없고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니 왜...? 도대체 뭘 보고..?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분들은 음악과 언어 번역 같은 논문을 읽고 본인의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다. 나의 작은 시야로는 솔직히 그런 일은 밥벌이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요즘같이 AI와 자동화가 판을 치는 세상에 음악이나 언어 쪽 일이라니, 돈벌이는 전혀 되지 않겠군, 이라는 썩어빠진 생각이 내 뇌리를 스쳐감과 동시에 그에 대한 반성이 그림자처럼 따라왔다.


그분들이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금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조용하고, 잔잔한 것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워터밤이나 흠뻑 쇼 같은 페스티벌에 가서 온갖 관심을 받고 싶어 하기도 하는 이중적인 사람이다.


조용하고 잔잔한 것을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취미를 지루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나는 주변사람들이 취미를 물어보면 조용하고 잔잔한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꼭 그에 대한 나만의 합당한 이유를 만들어 내었다.(아니 그냥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면 되지 꼭 이유를 붙여야 되나...?)


종종 서울에 가서 옷을 되게 화려하게 입은 사람들을 보거나, 어딜 가든 이목을 끄는 사람들을 보면 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런 생각이 듦과 동시에 지금의 내 처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당연히 남는 것은... 끊임없는 비교의 늪이지 뭐.


비교를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한다. 비교를 하지 않는 방법은 그저, 나에게 집중하는 방법인 듯싶다.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사람의 감정이 공식처럼 정해진 건 아니니까.


나는 아직도 생각이 어리고,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외모지상주의를 혐오하지만 그 누구보다 외모지상주의적인 사람이기도 한 듯싶다.


소개팅자리에서 상대방 외모가 마음에 안 든다고 거절하기도 했으니...(죄송합니다.)


앞으로 시작할 이 이야기는 어쩌면 내가 이전에 적은 "세 번 배신했고, 인연을 잃었다"의 후속 편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결말은 새드엔딩이었지만, 그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은 나를 찾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글은 나를 찾아가는 글이다.


요즈음 나는 "시대를 초월한 마음", "탄지로의 노래", "See you again"을 피아노로 연습하고, 풀업 20개를 목표로 운동하며 주말에는 글을 쓰며 지낸다. 최근에는 나름 만족할 만한 복근을 만들어서 기뻐하기도 했다.


다음 이야기에는 감정을 흘려보내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볼까 한다. 그런데 내가 워낙 무계획이라 말은 이렇게 했지만 다른 걸 적을 확률 999%.....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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