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크고 은밀한 하나님의 마음
렘 33: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먼저 기도의 자리로 초대하신다.
기도의 자리는 하나님과의 깊이 연결되는 만남의 자리이며,
우리의 현실속에서 그분의 능력이 놀랍게 드러나고,
우리는 그분의 놀라운 계획 속에서 동역자로 세워진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
부모에게도, 형제에게도, 스스로의 삶 속에도,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사람.
바로 나의 언니였다.
신실하고,
진실하고,
성실한 ㅡ 언니의 모든 면을 단어로 줄인다면 이 세 단어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언니의 이혼.
당시의 사회적 인식이나 온갖 편견을 제처 두고,
두 사람이 함께 지내온 날들마저 모두 접는다 하더라도,
심지어 형부의 부적절한 이성 문제까지 다 접어둔다 하더라도,
도저히 접히지 않는 한가지 진실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언니의 순애보적 사랑이었다.
첫 정이자 마음의 안식이었을 그 절절한 사랑을 잃어야 한다는 현실은,
내 마음을 너무도 아프게 했다.
여러 날이 흘러도 그 감정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상처 입은 마음을 감추고 웃음을 잃은 채,
일에 몰두하며 침묵으로 견디는 언니의 얼굴을 볼 때마다 마음이 저려왔다.
그때마다 안타까움과 연민이,
피붙이로서 느끼는 애틋한 정을 더욱 조여왔다.
작은 가슴속에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그 의문은 하늘을 향해 있었다.
왜, 하나님을 경외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그러한 역경이 주어지는가? 였다.
'하나님, 왜 인가요?'
수도 없이 공의로우신 하나님께 묻고 또 물었지만,
소녀가 긍정할 만한 분명한 확신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어둔 밤 길,
목발에 의지한채 교회로 향했다.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시린 통증 속 깊이 자리한 문제,
그것을 해결받기 위한 간절한 결단이었다.
넓은 성전 안
중간에 가로질러 처놓은 커튼을 사이로 앞쪽은 여성이, 뒤쪽은 남성이 자리했다.
늦은 시간인지라 잠을 청한 사람들도 있었고, 또 기도하는 사람들도 몇몇 있었다.
질환이나 나름의 문제를 안고 하나님께 나온 이들임을 알 수 있었다.
늘 보는 익숙한 광경이었다.
소 강대상이 있는 앞쪽, 비어 있는 곳에 가만히 자리 잡고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 하나님.....!!"
어깨만 격하게 흔들릴뿐..
한동안 더 다른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참고 억눌렀던 가슴 앓이가 겉잡을 수 없는 눈물로 터져 나왔다.
그리고 지내 온 삶 속,
마음 깊이 묻어 두었던 아픈 기억들이 하나님 앞에서 토로되듯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아련한 어릴적,
소녀가 언니의 손목에 큰 상처를 내었던 일부터 시작 되었다.
이어서 화재로 인해 친모를 잃은 일.
부친의 실의로 인해 초등 졸 후 어린 나이에 가사 도우미로 보내졌던 일.
감수성 민감한 청소년기에 다방등을 전전하며 외제 간식거리를 팔았던.
눈 내리는 늦은 밤 퇴근 길, 맨발로 '한발 오르면 세걸음 미끄러졌다' 며
눈에 젖고 추위에 움츠린채, 울어서 충혈된 눈으로 귀가한 모습.
걸음 걸음 맞딱뜨리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긍정과 성실로 맞섯던 언니.
(현재는 그 성실성과 하나님의 은혜로 고시원을 운영하고 있다. 굳이 덧붙이는것은 개인 프라이버시라서..)
시린 마음은,
소녀로
소리없는 울부짖음의 한나가 되게 했다.
환도뼈가 부러지도록 절실했던 야곱이 되게 했다.
하나님의 공평한 심의와 긍휼을 구하며,
주의 공의로우신 판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그렇게 소리 죽여 울다, 울다 잠이 든 그밤, 그 새벽에..,
비몽사몽간이었다.
눈을 감은채, 무릎 꿇은 내 모습이 공중으로 살며시 떠오르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였다.
인자하고 위엄있는, 천둥 같은 큰 음성이 공중 어디선가 쩌렁쩌렁 메아리쳤다.
그 엄청난 음성은 소녀를 온전히 둘러싸며 울려 퍼졌다.
“세상에는 그보다 더 큰 환난과, 고통과, 시련속에 있는 자들이 많이 있건만,
그들을 위해 기도하지 아니하고, 왜, 내가 사랑하는 자를 위해서 우느냐~~!!!”
누구이심을 알려 주시지 않아도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하나님이셨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상태와 상관없이 먼저 주시는 사랑이셨다.
죄와 불완전함 속에서도 끊임없이 회복과 구원을 베푸시는 사랑.
인간이 스스로 돌아서지 못할지라도,
하나님은 능동적 사랑으로 세상을 향하시고 붙드시며,
이런 사랑이 하나님의 본성이심을 보여주신다.
이렇듯 하나님의 사랑은 변함없는 신실함으로 나타나신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지 아니하고..,"
지칭하신 '그들'이 어떠한 위치에서
당신을 향해 그 어떤 '사고'를 하는 자들이든,
당신을 따르든 ,거부하든, 세상에 존재되고 있는 한
당신의 사랑과 관심과 시선안에 있음을
확증함이셨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심은, 한계와 무능에서 벗어나
은혜와 주권에 의지케 하시려는 '아버지의 마음' 이시리라.
놀라면서 깨어 일어나 앉았다.
한동안 알 수 없는 힘에 감전되어 전율했다.
뇌리에는 들려주신 말씀이 또렷하게 반복되고 있었다.
예기치 못한 하나님과의 만남으로 마음 깊숙이 경이로움과 벅찬 희열감으로 충만했다.
들려주신 하나님의 마음은, 곧 '그의 나라와 그의 의'였다.
"내가 사랑하는 자"
성경적으로는 언약적 유전 속에 있는 자임을 지칭하셨으리라.
한편, '내가' 라고 하셨고, '사랑하는 자' 라고 하신 말씀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마음을 두시는 대상중의 한 사람임을 알려 주신 것이리라.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시는 낙심의 굴레에서 벗어나
믿음을 통해 하나님의 뜻에 참여하게 하시고, 내적 ' 외적 한계를 초월케 하시려는,
또한,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삶으로 구체화 시키시려는 은혜이셨으리라.
진정, 하나님의 말씀은 곧 '능력'과 '믿음'이었다.
감사로 가득찬 작은 마음은 비로소 진정한 자유함과 평안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크고 놀라운 신비'를 품은, 믿음으로 충만한 마음은 하늘로 힘차게 날아 올랐다.
다 표현 하지 못할 충만한 기쁨은,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절대적인 약속의 은혜였다.
기도하게 하심은 응답해 주시기 위함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