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죽어버렸다

그래도 살아야겠지

by 하필이면

2024. 9월 언니가 죽었다.

허망했다.

인생에 희망 비슷한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인생을 통통 털어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허망하게 가버렸다.

나만 남겨두고.

덩그러니 남겨두고 내 삶에서 갑자기 퇴장해 버렸다.

뭐가 그렇게 급했을까.

벌써 반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지만, 어느 한순간도 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두고 떠나는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 싶으면서도,

조금만 더 살아주지, 버텨 주지 하는 원망이 가시질 않았다.

왜 나를 버렸어.

왜 그렇게 빨리 가버렸어.

언니 없이 안 되는 거 알면서 인사할 시간도 안 주고 그렇게 가버렸어.

누구보다 살고 싶어했던 것을 알면서도 아이처럼 투정을 부려 본다.

땡깡을 부리고 언니가 없다는 것을 자꾸 잊는다.

나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

티비를 틀면 언니가 좋아했던 연예인이 나와 사람들이 웃는데 나는 운다.

좋아했던 음식을 보면 멈칫한다.

3월에 벚꽃이 피었을때는 한번 만 꽃 구경 더 하고 가지 하면서 울었다.

울어도 울어봐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차라리 잘 해주지를 말지, 좋은 언니이지 말지, 사랑을 주지 말지.

누구보다도 건강했기에 언니가 없는 나의 삶은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지금 나는 그냥 허허벌판에 서 있다.

목적지를 상실했고 살아가는 방법도 기뻐하는 방법도 모르겠다.

사람의 명은 하늘이 정하는 거라고 하더니 그 말이 잔인할 만큼 맞았다.

이렇게 텅 빈 가슴으로도 살아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

눈을 뜨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거는 그러니까 그러지 말아야지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죽으면 안 된다.

책임져야 할 아이가 있다.

막내가 성인이 되기까지는 9년.

9년은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 한다.

죽고 싶다는 마음과 싸워온 반년의 시간이 있었다.

돌아보면 아득해도 그 시간을 어찌 어찌 지나왔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도 마지막이 있다더니 아주 가끔은 웃기도 한다.

하루가 다르게 좋아질 것이다.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

내가 겪은 고통을 아이에게 줄 수 없으니 악착같이 버텨야 한다.

삶이란 무엇일까.

버겁고 버거워 놓아 버리고 싶은 삶을 또 살아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