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정말 안 죽나요?

샘은 당연하게 미래를 이야기해 했다.

by 하필이면

***

“이렇게 건강한데 암이라니.”

여행 중 남편은 몇 번이나 중얼거렸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랬다.

몰랐을 때 는 그냥 평범하게 살았는데.

그냥 몰랐으면 자연스럽게 암이 없어지지 않았을까?

가능성이 전혀 없는 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게 피곤하긴 했었다.

저질 체력이라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여행 내내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만 보, 이만 보쯤 거뜬히 걸었다.

물론 여행에 집중 할 수는 없었다.

생존률이나 치료 방법 따위를 검색 하느라 바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아이들은 신나서 재잘 거렸다.

삿뽀로를 시작의로 오타루도 가고 하코타테 까지 가기로 했는데 하코타테에서의 일박 일정은 취소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곱절로 금액이 들었지만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2014년 8월 7일

치료 방향을 결정 하기로 한 날이 왔다.

뭔가 정밀 검사 결과가 더 나왔다고 한다.

호르몬은 양성이고 수술은 지금 해도 이상하진 않지만, 겨드랑이를 많이 떼어 내야 할 것 같으니, 선항암을 하자고 하셨다.

혹시나 항암 안 해도 되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당첨이었다.

아 또 설명을 다음주에 듣고 항암은 21일에 시작하자고 하신다,

그게 제일 빠른 스케줄이라고 하시니 아주 환장할 지경이다.

머리가 빠져 대머리가 될지 언정 얼른 뭐라도 시작하고 싶다.

마음이 많이 조급하다.

얼른 항암 하고 수술하고 방사선 까지 하고 회복을 해야 언니 보러 갈거 아니냔 말이다.

쪼그라들면 안되는데 자꾸 쪼그라들려고 한다.

우연히 알게 된 일본에 살고 있는 환우 지인이 당당하게 밝히세요 라고 하는데 그 말이 참 서글펐다.

나도 당당히 밝히고 싶다.

당연한 듯 미래를 말하는 샘에 모습에 희망이라는 걸 봤다가 언니를 생각하면 한숨이 쉬어졌다.

하지만 폐암 말기의 10년 생존률이 영퍼센트라고 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밝힐 수 없는 나 역시 답답하다.

항암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응?) 8번의 항암을 한단다.

그냥 하면 돼지 웬 오리엔테이션?

조그만 일에도 짜증이 밀려왔다.

AC-4회

파크리탁셀4회

이름도 생소하지만 약이 정해 졌다.

암이 확 퍼져 버릴까 불안한 마음에 얼른 그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조직 검사한 다음 날부터 하루가 다르게 오른 쪽 가슴이 딱딱해 지고 있다.

이제 엎드려서 자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름도 독한 독성 항암이지만 얼른 뭐라도 하고 싶어 초조함에 입술이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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