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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넛 Dec 24. 2023

숫자로 보는 개인회고

2023년 마무리


조금 이르지만 인스타그램에 2023년 개인 회고 만화를 게시했다.

10컷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아 브런치에 조금 더 자세한 기록을 남겨본다. 



독서 (105)

인스타툰을 그릴 때만 해도 103권을 완독 했는데 주말 사이에 2권을 더 읽어서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는 총 105권의 책을 읽었다. 

2023년이 끝나기까지 아직 며칠 더 남았기 때문에 연말을 활용해서 몇 권을 더 읽을지도 모르겠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싶기 때문에 열심히 읽었다. 

독서 권수가 중요하다기보다는, 꾸준히 독서에 손을 놓지 않았다는 것이 잘 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던 이유로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주말마다 도서관에 가는 루틴을 만든 것이고 두 번째는 글 읽기가 힘들 때에는 만화나 그림책을 보면서 흥미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도서관에 가서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발견하거나 사서분들이 추천해 주는 책을 빌려오곤 하는데, 평소라면 빌리지 않을 카테고리의 책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빌리게 되어 다양한 유형을 알게 되는 재미도 있다. 최근에 여러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폐관되는 소식을 들으며 공공도서관을 더 자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꼭 글자가 아니더라도 인스타툰을 그리고 있다 보니 만화책이나 그림책, 동화책도 공부다... 생각하고 열심히 보았다. 글이든 그림이든, 얇든 두껍든 껍데기와 상관없이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책들을 많이 만났다.

2023년에 읽은 책 중에 흥미로웠던 책들은 따로 모아 소개글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영화/드라마 (48)

극장에서 본 영화, 집에서 OTT로 본 영화나 드라마들을 기록한 결과는 총 48개였다. 

예전에는 더 많은 영상 콘텐츠들을 소비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콘텐츠를 소비하기 전에 고심을 하게 된다. 새로운 스토리와 출연진들과의 관계 같은 것들을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했다. 

2023년 첫 극장 영화는 '영웅'이었고, 마지막 영화는 '서울의 봄'이었다. 두 영화 모두 자신의 인생을 걸고 지키고자 했던 무언가가 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어떤 콘텐츠를 보든 꼭 직장인인 내 모습을 이입하곤 하는데, 두 영화의 배경에 나라는 직장인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새로운 도전 (4)

2023년에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라는 스스로에게 주는 미션이 있었다. 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나는 베이킹 클래스와 미술 클래스를 수강하기도 했고, 낯선 모임에 나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했다. AI툴인 미드저니와 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인스타그램에 릴스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크게 4가지의 새로운 것들을 도전했다. 매 분기별로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회사 생활 (1)

1년 동안 꾸준히 회사를 다녔다. 꾸준히 다녔다는 것은 퇴사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스스로의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행위를 지속했다고 표현하면 누군가에는 고작 회사를 계속 다녔다는 것 치고는 너무 거창한 표현이라고 한 소리 들을지도 모르겠다. 연초만 해도 회사 안에서 이루고 싶은 것들이 더 많았는데 포기한 것들이 더 많다.  2023년 한 해 동안 좌절과 노력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치기도 했어서 이렇게라도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잘 버텼다. 



인스타툰 (365)

인스타툰 누적 만화가 365개를 돌파했다. 2021년부터 시작한 만화인데  2년 동안 꾸준히 그렸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렸다.(죽밥! 죽밥!) 처음에는 매일매일 만화를 그렸지만, 지금은 매일은 못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툰 그림과 생각처럼 잘 표현되지 않는 글로 인해 괴로운 날들이 많았다. 하지만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라서 탓할 사람이 없다. 이런 짓을 계속 이유는 무언가 기록해 두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일 말고 내 일이라서 좋다. 

365일 동안 쓴 글을 모아서 낸 책,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일관성 없는 하루들이 모여 ‘나’라는 일관성이 만들어졌다.

2년째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관성은 없는 것 같다. 조금 더 기록하다 보면 생기겠지. 



운동 (12)

체력, 언제나 체력이 문제다. 

연초에는 걷기, 홈트, 수영 이렇게 세 가지를 꾸준히 하자고 다짐했었다. 평균 1만 보, 주 1회 홈트, 월 1회 수영. 이렇게 계획을 세웠지만 달성한 것은 수영 정도. 1년에 12회 자유수영을 했다. 한 달 내내 앉아있다가 고작 하루 수영한다고 (게다가 어떤 날은 수경을 깜빡 잊고 와서 걷기 레일에서 걷다만 온 적도 있다) 운동이 되겠느냐만.... 그래도 이것조차 하지 않았더라면 수명이 더 깎이고 말았을 것이다. 수영 덕분에 수명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하면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찾아야겠다. 



돈 (150)

작년도 연말정산 결과, 엄청난 돈을 뱉어내야 했다. 일시불로 낼 수 없는 금액이라 5개월에 나눠 분할 납부를 신청했고 5개월 동안 받게 된 월 실수령액이 150만 원.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고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직장인 10년 차, 월 150만 원으로 살아남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써도 될 정도. 적금을 깨서 생활해도 되겠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 나의 한계를 알아보고 싶었다. 

일론머스크도 사업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 하루 1달러로 살아보기를 해보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일론 머스크의 1달러 챌린지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눌러 확인할 수 있다. 깨알 인스타툰 홍보다)

한 달에 150만 원은 적금도 할 수 없고, 정말 최소한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었지만 어찌저찌 빠듯하게 생활이 되기는 했다. 이 시기에 도시락도 많이 싸고, 회사의 재원을 십분 활용하기도 했다. (당연히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다! 오해하지 말길) 

물론 중간중간 룸메인 길동이가 밥을 사주기도 하고 케어를 해줘서 버틸 수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월급 150만 원 챌린지는 기회가 되면 나중에 따로 기록을 해보도록 하겠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지난 5개월만큼 절실히 느낀 적이 또 없었다. 돈이 있을 때는 별로 갖고 싶지도 않던 것들이 왜 이렇게 갖고 싶은지. 또 왜 이렇게 약속은 생기는지. 참으로 희한한 5개월이었다. 



2023년 초반에 계획한 것들 모두를 이루지는 못했다. 

회사일은 중간중간 조정을 하곤 하는데, 내 삶에 대해서는 중간 점검을 하지 않았다. 내 인생을 내가 잘 조절해야 하는데. 스스로를 매니징 하는 게 가장 어렵다. 


2023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24년에는 또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 


조금 더 알찬 2024년이 될 수 있도록 2023년을 훑어보았다. 

2024년에는 더 즐거운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즐거운 일들, 아쉬운 일들을 잘 기억하고 반추할 수 있도록 기록을 더 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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