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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넛 Dec 27. 2023

2023 추천 도서 모음

직무, 전공 불문!



2023년에 읽었던 책 중에 인상 깊었던 책들을 선정해 보았다.

선정 기준은 재미, 가독성, 나의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인지,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는지 등으로 판단했다.


나는 기획자이지만, 기획과 관련된 혹은 경영서나 비즈니스 관련 서적만 읽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한다. 누군가 말하기를 '기획자가 기획만 하고,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하고, 개발자가 개발만 하면 망한다!'라고 했다(누구였더라...). 그래서 가급적이면 다양한 장르의 카테고리를 읽으려고 노력했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손이 가는 장르는 있기 마련이다) 그중의 베스트를 골라 추천하고자 한다.

2023년에 출간된 도서가 아니라 내가 2023년에 읽은 책이다 보니 출간된 지 오래된 책들도 있고, 기획 관련 책을 기대했는데 관련 도서가 별로 없어 아쉬울 수도 있다. 양해 바란다.

참고로, 도서 이미지는 알라딘 판매 서적의 이미지를 활용했다.


다 모아놓고 보니 총 15권.

조금 더 추리고 싶었지만 어디 하나 뺄 수 있는 책이 없었다.


유형별로 그룹핑해 보니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서점에서 나눠놓은 카테고리가 아니라 내가 임의로 구분한 것이다.

1.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책

2. 다른 회사의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

3. 다른 직장인이 일을 대하는 책

4.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책

5. 진짜보다 진짜 같은 소설책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는 일본어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say no'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믿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no!'라고 말하라는 뜻을 담은 닉네임이라고 한다. 세이노는 수천억 원대 자수성가한 자본가로, 이 책은 그가 이룬 부와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둔 책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재테크 관련 책이 아니다. 어떤 자세로, 어떤 태도로 살아갈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 몸값이 오른다.
8시간 근무에 집착하지 말라.
세상이 원하는 기준에 맞추어 일하라.

와 같은 촌철살인 같은 말을 날리는 책이다.

읽다 보면 실제로 저자를 만난 것도 아닌데 만나서 뺨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얼얼해진다. 화끈한 마라맛 충고를 들으며 정신 차릴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 블로그에 pdf와 e-book이 무료로 배포되어있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책방의 책방 마님, 최인아 님이 쓴 책이다. '세이노의 가르침'이 정신이 바짝 들도록 매운맛 충고로 가득한 책이라면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는 조금 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한 이유를 이렇게 들었다.

일을 열심히 잘하고 싶은데 주변의 공기는 그렇지 않아서 헷갈리고 자신 없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당신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열심을 내어 뭔가를 하는 것은 소용없는 게 아니라 축복 같은 거라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회사에)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 '주는 만큼만 일해라'와 같은 말들이 만연한 세상에도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무조건 세상에 맞추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원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용기를 내라고 말해준다. 어떠한 태도로 일을 마주해야 하는지, 열심의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가 따스하지만 강단 있게 이야기를 해주는 책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열정을 가진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100일 후에 죽는 악어

이 책의 주인공 악어는 100일 뒤에 죽는다.

그러나 악어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평범하게 지나가는 100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이다.

당장 100일 뒤에 죽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만화책이니까 글자 읽기가 부담스러운 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다른 회사 이야기

유난한 도전

2023년의 시작을 함께했던 첫 책이다. 금융앱 토스의 창업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IT업계에서는 '토스팀이 일을 좀 잘하긴 하지' 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다. 가끔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하고 '와, 이거지!' 하는 신박한 기능을 런칭하기도 하는 토스. 그 시작과 성장 과정을  담은 책이다.

참고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은 여기.

성취감과 불안이 공존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도 있다. 어느 날 마케팅 팀원이 폭죽이 터지는 이모지와 함께 ‘하루 다운로드 수 1만 돌파했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자 이승건이 그의 자리로 성큼성큼 걸어와 “이게 왜 축하할 일이죠? 하루 1만이면 충분한가요?”라고 쏘아붙이듯 물었다. 다른 팀원이 “누가 충분하다고 했나요? 지금까지 고생했고 앞으로 2만, 3만 될 때까지 잘해보자고 격려하면 되는데 왜 불필요하게 사기를 꺾습니까?” 하고 되받아쳤다.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업계에서도 유명한 일화인데 이 내용이 책에 자세히 나와있어서 놀랐다. 축하를 축하하지 못하고 쏘아붙이는 대표와, 이를 맞받아치는 마케팅 팀원과의 대화에서 수평적인 분위기와 불안감을 엿볼 수 있어서 재밌었던 부분이다.




천 원을 경영하라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 내 집보다 자주 들렸던 곳이 다이소다. 지금도 온갖 생활용품을 사러, 아이쇼핑을 하러, 소확행을 하러 자주 들리는 다이소. 다이소에서 홍보를 많이 하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가게의 창업 이야기를 담겨 있어서 궁금한 마음에 읽어본 책이다.

일본 100엔 샵 다이소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도 나오고, 창업주이자 저자가 '고객'을 대하는 마음과 그 집착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나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아무래도 다이소 홍보용 도서 같은 느낌도 지울 수는 없는 것 같다. 약간은 호불호가 갈릴 책.





다른 직장인 이야기

일꾼의 말

40인의 일꾼 동료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일꾼의 마음가짐에 대해 기록한 에세이.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간만 흘러 보낼 수도, 많은 걸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회사를 이기적으로 이용하기로 했어요. 마음껏 아이디어를 내고 가능한 많은 일을 배우기로요. 망할 걱정도, 사무실 임대료 걱정도 없이 월급 받으면서 작은 사업들을 시험하고 있는 거예요.

어디 회사의 윗분들이 아닌 옆자리 선배, 후배, 동료의 이야기처럼 친근하고 공감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쉽게 읽히고 공감 가는 내용들이 많아서 직장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전지적 여성 시점으로 들여다보는 테크 업계와 서비스의 이면'으로, 페미니스트인 저자가 테크 업계에서 종사하며 바라본 면들을 담았다. 전지적 여성 시점이라고는 하지만 여성 독자만을 대상으로 쓰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IT 업계에서 어두운 면의 조명하며 그 원인을 개인이 아닌 시스템과 환경적인 요인에서 찾는다.

파탄난 인성이나 나태한 변명 때문에 독성 말투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를 기계처럼 대하는 문화는 없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그들이 기계가 된 건 기계로 대우받았기 때문이다.

IT 업계에 종사하거나, 불평등을 느껴본 적이 있거나, 을 또는 약자의 입장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공감 가는 내용이 많을 것이다.



경찰관속으로

아무래도 절친 주주가 경찰관이다 보니, 나도 자연스레 경찰이란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조금 더 들여다보게 된다. 경찰이라는 직업은 특별한 사명감으로 시작한 일이겠지만 매일을 사명감으로만 채울 수 없는 게 현실일 것이다.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진 직장인의 아주 현실적인 일상과 고통을 담은 에세이집.

한 사람 속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세상은 그 이야기에 도무지 관심이 없더라. 어제 사람이 죽어서 인구가 한 명 줄어버린 관내를 오늘 아무렇지 않게 순찰해야 하는 직업,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떨어져 나온 탓에 그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직업, 그게 경찰관이더라.

경찰관의 인간적인 고뇌에 대해, 죄와 형벌, 그리고 제도적 한계를 마주하는 이야기라 조금은 다크 하지만 아주 사실적이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더 많이 마주치는 직업에 대해 흥미가 있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새로운 관점의 이야기

어린이라는 세계 /  초보 노인입니다

이 두 책은 최근에 내가 가장 즐겁게 읽은 에세이다.

한 책은 어린이 독서 교실을 운영하는 저자가 어린이의 눈높이로 어린이를 바라본 이야기를 담은 책이고,

한 책은 실버 아파트에 들어가면서 노인의 길을 가는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인생의 시작과 끝, 어린이와 노인이라는 서로 상반된 시점을 가진 에세이지만 두 책 모두 나의 시야를 넓혀준 책이다.

두 책 모두 술술 금방 읽히는 즐거운 책이므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한다.




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토스팀에서 진행한 돈과 관련된 에세이 공모전에 당선된 글을 모아 낸 책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야망 독려 에세이'라는 설명에 맞게 돈과 관련한 솔직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돈에 대해서 이렇게 욕망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책이 있던가? 이 책에는 돈을 벌고, 쓰고, 아끼고, 불리고, 나누는 다양한 주제의 돈 이야기가 나온다.

돈을 벌고, 쓰고, 불리고, 나누는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풀어 높고 또 경청하다 보면, 돈과 나 사이에 건강한 관계가 쌓일 거라고, 서툰 소비나 무모한 투자로 잠시 휘청여도 단단하게 중심을 잡을 힘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돈을 어떻게 대하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또라이 제로 조직

이 책은 2007년도에 출판되어 현재는 절판된 책으로, 이제는 원서(원제: The no Asshole Rule)로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운 좋게도 근처 도서관에 번역판이 있어 한글로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에서 이런 인간들의 파괴적인 성격이 동료들에게 얼마나 많은 피해를 주고 조직의 성과를 갉아먹는지 말하려고 한다. 또한 그런 놈들이 회사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 만일 어쩔 수 없이 함께 일해야 한다면 어떻게 그들의 말과 행동을 고칠 수 있는지, 도저히 고칠 수 없다면 어떻게 쫓아내야 하는지, 그리고 이런 또라이들이 가져오는 손해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이야기하려고 한다.

조직 행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로버트 서튼 교수가 밝히는 또라이의 정의와 그들이 회사에 미치는 해악, 그리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는 비법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는 또라이 한 명이 회사에 미치는 비용인 '또라이 총비용'을 실제 금액으로 계산해보기도 하는데, 이 점에서 또라이에 대한 현실적이고 학술적인 신뢰도가 높아졌다.

내 주변의 또라이를 떠올리며 낄낄대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낄낄거리다가 이 책의 어떤 챕터에서 얼굴이 붉어지기도 한다(직접 읽어보시라!)

또라이가 많은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면 읽어보자.




진짜보다 리얼한 소설

I형 인간의 팀장생활

그러던 어느 날, 연차가 쌓였단 이유로 팀장이 됐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다. 같이 해야 할 팀원이 늘었다. 대답해야 하는 질문도 늘었다. 두껍게 두른 마음의 벽을 내 안에서부터 무너뜨려야 했다.

어느 날 갑자기 팀장이 된 I형 인간의 팀장 라이프. 제목만 보고 자기개발서인 줄 알고 읽은 책인데, 소설이었다! 소설이지만 팀장과 팀원, 팀원과 팀원, 팀장과 임원 간의 관계만큼은 리얼하게 다가왔다. 팀장도 아닌 내가 어째서 팀장의 마음에 이입하게 되는 것일까. 비현실에서 현실의 팀장을 떠올리는 소설이었다.

팀장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면, 팀장을 준비하고 있다면, 팀장이라면! 추천한다. 가볍게 읽어보기 좋은 소설책.



가녀장의 시대

가녀장. 가녀장이란 무엇인가. 가부장 말고, 가모장 말고, 가녀장. 가장이 된 딸, 가녀장.

이 책에는 부모를 직원으로 고용하며 살림과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부여하는 딸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야말로 신박한 가정의 모습이다.

슬아는 모부가 거쳐온 지난한 노동의 역사를 지켜보며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란 노동을 감당하는 이들이었다. 어떤 어른들은 많이 일하는데도 조금 벌었다. 복희와 웅이처럼 말이다. 가세를 일으키고자 하는 열망이 슬아의 가슴속에서 꿈틀거렸다.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 유쾌한 그들의 삶을 보고 있자니, 이런 가정이 더 보편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가녀장의 시대, 정말 시작한 것일지도.

새로운 가정의 모습을 살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나의 친구들

드디어 마지막 책이다. 에마뉘엘 보브라는 프랑스 작가의 소설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은 외로움에 몸을 떨며 진실된 친구를 부르짖는다.

고독이 나를 짓누른다. 친구가 그립다. 진실한 친구가……


그는 친구가 생기면 한없이 친절하게 대할 것이며, 항상 친구의 편에 설 것을 다짐한다. 스스로가 착안 사람이지만 누구도 그것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한탄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마음이 아니라 그가 하는 행동을 보아야 한다. 그가 원하는 것을 가졌을 때의 마음과 외로울 때를 비교해보아야 한다. 그의 속마음과 행동을 비춰보며 나는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부끄럽다...!'

어째서인지 찌질한 주인공에게서 나를 발견하고 나는 부끄러웠다.

쿠팡플레이에서 방영한 '안나'라는 드라마에서 '인간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적는다'는 대사가 나온다고 한다.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을 보며 그 대사를 떠올렸다.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아주 더티하고 끈적거리게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인물과 배경의 묘사가 훌륭한 데다 얇은 책이라서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책이 더 많지만, 추리고 추렸다. (아...! 세상에는 재미난 책이 정말 많다)

혹시라도 나의 도서 목록과 겹치는 책이 있다면 여러분의 감상평도 궁금하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이 읽은 책 중에서도 재미있는 책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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