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방황 끝 얻은 것
10대의 나는 부모님이 정해주신 길을 걸었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모두가 가는 방향대로 초중고를 지나 대학까지 가야만 했다.
그 틀 안에서 늘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나만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작은 불씨가 마음속에 자라나고 있었다.
대학에 들어간 뒤 비로소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떤 인간인지.
그리고 그 깨달음은 곧 선택으로 이어졌다.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는 대만 워킹홀리데이를 택했다.
맨땅에 헤딩하듯 부딪히고 싶은 젊음의 욕망이 그 선택을 밀어붙였다.
다시 대만에 들어왔을 때는 단순했다.
“앞뒤 재지 않고, 그냥 살고 싶어서.”
그뿐이었다.
그렇게 달리던 나의 대만 생활은 코로나로 멈췄다.
거리에 불빛은 꺼지고, 일자리도 끊겼다.
그 순간 내가 붙잡은 원칙은 단순했다.
“모아둔 돈은 건드리지 않는다.”
그 철칙 때문에 결국 한국행을 선택했고, 돌아온 뒤로는 대만을 택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것저것 시도했고, 길이 모두 막혔을 때는 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심리상담을 선택했다.
다시 신입사원으로 회사에 들어갔고, 최선을 다해 달리다 보니 어느새 결혼과 출산, 육아휴직까지 이어졌다.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 속에서 자식은 나에게 또 다른 의미였다.
오로지 ‘나’를 위한 삶에서 ‘가족’을 위한 삶으로 옮겨갔고, 그것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삶이라는 걸 깨달았다.
유학, 외국생활, 가이드 생활로 세상 풍파를 다 겪었다며 자만했던 나는, 아이를 낳으며 겸손을 배웠다.
인생은 무한한 도전과 실패, 천국과 지옥이 공전하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는 반드시 배울 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것을 천국으로 기억할지, 지옥으로 기억할지는 결국 나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나는 선택의 기로에서 배웠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지금도 나는 휴직 중에 다시 복직할지, 퇴사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할지, 아니면 집에 머물지를 두고 갈림길에 서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음이 향하는 길을 택하고, 그 후에는 후회 대신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패키지엔 없는 이야기] 대만 가이드 시절 만났던 손님 이야기 연재를 마치고,
남아 있던 [대만 청춘일기, 나를 찾아가는낭만]도 이제 마지막이다.
숨 가쁘게 달려온 내 인생 속에서, 갑자기 주어진 이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였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것.
대만에서 보낸 시간은 내게 여전히 여운으로 남아 있다.
낯선 언어와 공기 속에서 홀로 버티던 날들, 손님들의 웃음과 불평이 뒤섞인 여행길,
밤마다 호텔방에서 삼켜야 했던 눈물까지.
그 모든 순간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 자양분이었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마다 나는 다시 묻는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가.
그 답을 찾아야 새로운 시작에도 열정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대만 생활이 가르쳐주었다.
인생의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때로는 가족의 방향까지 바꾼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선택은 더욱 무겁고 어렵게 다가온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또한 수많은 선택을 지나 지금의 길을 걷고 있겠지.
잠시 멈춰서 ‘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나를 알아야, 나와 내 곁의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안녕하세요, 유니로그입니다.
제 이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글을 쓰고자 한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1. 흩어진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2. 방황하는 누군가 있다면, 내가 걸어온 길에서 얻은 생각을 나누고 싶다.
어쩌면 저는 지금도 여전히 방황하는 한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20대 청춘의 방황은 앞이 보이지 않는, 출구조차 없는 깜깜한 터널 같았다면,
30대 중반에 마주한 방황은 조금 다릅니다.
이제는 제가 선택한 ‘가정’이 있기에, 분명 어딘가에는 출구가 있는 미로 속을 걷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그 미로를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있기에, 홀로 터널을 걷던 시절의 무시무시한 외로움은 더 이상 저를 삼키지 못합니다.
가정의 울타리가 주는 안도감과 안정감이 제 삶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청춘의 시간에는 누구의 조언도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때는 그저 본인만의 지하터널에서 헤맬 뿐이지요.
아마 그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겁니다.
저 또한 나만의 지하터널에서 나의 것을 찾고, 지상으로 올라와,
나와 같은 뜻을 가진 동반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길고 긴 인생의 미로를 함께 걸어가며, 고단한 삶을 서로 도우며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그럴듯하게 포장해 보았지만, 사실 저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약한 인간이었습니다.
청춘의 시기에 그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고, 그 순간 비로소 진짜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청춘이 남겨준 가장 빛나는 업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고난 속에는 누구에게나 각자의 천국과 지옥이 있겠지만
누구나 조금이나마 평안한 마음으로, 자기만의 낭만을 찾아가는 시간이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각자의 길 위에서 빛나고 계신 독자님들께 마음 깊이 응원을 보냅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든 혹은 혼자서든 낭만을 찾는 시간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저는 또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