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끝자락, 선택의 기로에서

코로나로 인한 멈춤

by 유니로그

코로나가 터졌던 그해 겨울, 대만의 거리는 순식간에 멈춰버렸다.


언제나 외국인들로 붐비던 시먼딩과 지우펀,

늘 불빛으로 살아있던 호텔들, 익숙하게 오가던 관광지까지…

어느 날 갑자기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해졌다.


3년을 버텨온 나의 대만 생활도 그 순간 같이 멈춰버린 것만 같았다.
청춘의 끝자락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여기 남아 끝을 기다릴까,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까.”


처음 이곳에 발을 디뎠을 때, 모든 건 고난이자 배움이었다.
의식주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고, 연고도 친구도 없는 땅에서 하루를 살아내려면 하나씩 차근차근 세팅해야 했다.

외국생활은 설렘으로 시작했지만, 동시에 매 순간 낯설고 막막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내 청춘이 빛난다고 믿었다.


그런 나에게 코로나는 잔혹한 질문을 던졌다.
하루아침에 일이 끊기고, 시간이 텅 비어버렸다.


뭐라도 해야 괴로운 마음이 진정될 것 같았다.
나는 마음을 붙잡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했다.

카메라를 켜고, 영상을 찍고, 서툰 편집을 했다.

코로나시기 외국인이 대만에 사는 일상 브이로그 내용이 대만사람에겐 흥미로웠던 것이다.

누군가 그 영상을 봐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됐다. 짧지만 짜릿한 순간들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유튜버로 노선을 틀 수도 있었으나

코로나를 겪으며 6개월을 지나니 수입이 없다는 것이 너무 불안했다.

수입이 없이 지출만 있다는 건 나에게 너무나도 두려운 일이었다.


내가 세운 경제 부분의 단 하나의 철칙, “모아둔 돈은 건드리지 않는다.”

힘들게 모은 돈을 쓰면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걸 한번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묶어둔 돈은 쓰지 않는 것이 나만의 철칙이었다.
그 약속이 무너지는 순간, 선택은 명확해졌다. 기다림이 아니라 귀국이었다.


그때 나는 스스로를 위로했다.
“잠시 피신하는 거야. 금방 돌아올 수 있을 거야.”
그렇게 2020년 7월, 대만을 떠났다. 하지만 그 후로 단 한 번도 돌아가지 못했다.


돌아보면 인생의 선택은 언제나 단순했다.
고민은 길었지만, 결국 닥쳐온 순간엔 하나를 고르고, 그 뒤로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코로나라는 거대한 멈춤 앞에서 내가 택한 길 역시 그랬다.

청춘의 끝자락에서, 나는 한국행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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