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움부터 찾아보기
출근을 멈추기도 전, 내가 가장 먼저 세운 계획은
‘아이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돌보는 일‘이었다.
아이를 낳고 1년, 아니 그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나’라는 존재는 내 삶에서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항상 아이가 먼저였다.
밥도, 생리현상도, 감정 정리도
—모든 게 ‘아이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는 사이, 나는 서서히 무너져 갔다.
‘다이어트를 해서 뭐 해, 예쁜 옷을 입으면 뭐 해,
돈을 벌면 뭐 해, 좋은 집을 사면 뭐 해…’
결국 다 아이를 위한 거잖아.
그럴수록 나는 나를 갉아먹었고,
한편으로는 다시 나를 찾고 싶어 했다.
양가감정 속에서 자존감은 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래서 육아휴직을 하면
가장 먼저 몸부터 바꿔야지 마음먹었다.
몸이 변하면 마음도 변한다
그 말이 제일 그럴듯하게 들렸다.
운동을 시작했다.
하루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유산소 운동 30분은 꼭 하자.
그렇게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운동을 해도 뭔가 허전했다.
해야 할 다른 일들은 자꾸만 미뤄졌고,
처음의 다짐은 점점 멀어져 갔다.
어느 날, 친구에게 하소연하던 중
그 친구가 툭 던진 말 한마디에 멈춰 섰다.
"할 일이 너무 많으면… 미루게 되더라."
그 말이 마음을 때렸다.
그래, 나는 또 나를 다그치고 있었던 거다.
출근을 멈춘 이유,
그 처음의 결심을 떠올렸다.
결국, 나답게 살고 싶어서 멈춘 거였잖아.
그래, 어쩌면
가장 느린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번에는
몸보다 마음부터 회복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감정 정리를 먼저,
나다움을 다시 찾는 일부터.
변화는 그렇게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서두르지 않고, 자책하지 않고,
지금의 나를 그냥 들여다보는 것.
20대엔 늘 빠르게 성공하고 싶었고
남들이 보기엔 멋져 보이지만
속은 텅 빈, 창피한 경험도 수없이 겪었다.
그때의 나는 늘 남을 의식했지만
지금 나는, 오늘 내가 느낀 감정을 더 소중히 여긴다.
아이의 웃음 한 번,
남편과의 짧은 대화,
하루에 한 번은 하늘을 쳐다보는 일.
그리고 내 건강과,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는 시간.
이 모든 것이 나를 회복시키고 있다.
나는 이제야 조금씩 깨닫는다.
진짜 회복은,
몸과 마음을 같이 다루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산다는 거 참 어렵다.
그 말이 요즘, 참 자주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