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보다 ‘내가 납득된다’가 더 중요하다

타인의 칭찬보다 나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가

by 유니로그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타인의 칭찬과 인정을 갈구하게 된다.
처음엔 “에이, 뭘요”라며 겸손하게 웃지만 속으론 두근거린다.
정말 내가 한 게 괜찮은 걸까, 그 말이 진심일까.

솔직히 말해 동료나 상사의 칭찬보다,
내가 스스로에게 “잘했다”라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 기준은 늘 높았고, 그 기준을 채우려면 나를 갈아 넣어야 가능했다.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 내 삶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 후의 공허함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사실을 알고서도 나는 늘 나 자신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썼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인정받기보다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남들과 비교하며
“왜 나는 이거밖에 못하지?” “역시 나는 부족한가 보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일을 쉬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워킹맘으로 더 힘든 상황에서도 버티는 사람들을 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누군가가 “넌 글도 쓰고 운동도 꾸준히 하잖아”라고 말해줘도,
결과물이 없다는 이유로 나는 나를 용서하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가장 혹독하다.

친구나 가족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겐 잣대를 높이고, 단 한 번의 실수에도 무너진다.


책을 내고, 원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게 되면
그때는 나를 칭찬할 수 있을까.
아마도 또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다시 나를 몰아붙이겠지.


얼마 전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가 그림을 그리다 답답하다며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장면을 봤다.
그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래도 아닌 것 같아”라며 자기 고집을 지킨다.

겉으로 보기엔 이미 자기 분야의 최정점에 오른 사람도
결국은 자신을 인정하지 못해 흔들리고 있었다.


결국 우리 모두 같은 고민을 한다.
타인의 인정에 목마른 사람,
그리고 스스로의 납득에 목마른 사람.

둘 다 같은 채찍을 들고 자신을 몰아세운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아.
너는 오늘도 꾸준히 움직이고 있잖아.

지치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그렇게 자기 자신을 설득하며 하루를 버티고 있다.
높은 기준에 지지 않고 끝까지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는 과정,
그것이야말로 진짜 성장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이 글 역시, 나에게 하는 설득의 한 방식이다.

이전 11화일은 나를 지치게도, 성장시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