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인생은 나다움을 찾는 과정
요즘, 회사라는 소속감을 내려놓고 나니
공허함이 종종 몰려온다.
그럴 때 문득 떠오른 시간.
해외에서 3년 넘게 살았던 그 시절이다.
그때도 외로웠고,
그때도 불안했다.
지금처럼 옆에 가족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잘 버텼었다.
해외살이를 시작한 건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지방에서 아무 연고 없는
서울 사는 게 너무 외로워서,
차라리 외국이 낫겠다는 마음 하나.
워홀 이후 자연스럽게 대만에 정착했고,
프리랜서처럼 살아갔다.
정해진 소속도, 고정 수입도 없었지만
매일 집세와 식비, 비자 갱신을 걱정하면서도
나는 그곳에서 살아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네 가지였다.
1. 일
번역, 가이드,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
내 몸과 시간을 써서
직접 돈을 벌고, 책임지는 삶.
그 생활 속엔
피곤함보다 희열이 있었다.
2. 사람
나를 지지해 주고
가족처럼 품어준 현지 친구들.
같은 이방인의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한국인 친구들.
그 관계들이 버팀목이었다.
3. 장소
내가 애정하는 공간.
날씨 좋은 날,
혼자 산책하며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던 골목.
거기엔 힐링이 있었다.
4. 언어
좋아하는 중국어를 실컷 쓰고,
그 언어로 밥벌이를 한다는 것.
그 자체가 기쁨이자 동력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의 나는
가족이 옆에 있는 지금보다
더 강했는지도 모른다.
‘나다움’을 찾는 여정이라 믿었고,
그 속에서 스스로에게 취해 살았던 것 같다.
불안했지만,
그 모든 선택이 온전히 내 책임이었기에
그 불안조차도 낭만이 되었다.
요즘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순간엔
그때의 나를 떠올린다.
나는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기어오르면 된다.
‘나만이 가진 낭만’을 찾아서.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지옥이 있듯이,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낭만이 있다.
삶이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면,
이 고단한 하루하루도
조금은 의미 있어지지 않을까?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논리 없는 긍정의 힘을 빌려
오늘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