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군생활을 잘한다고 사회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군생활 못하는 놈 중에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분명 없다.
군에서 요구하는 규율, 빠릿빠릿함, 눈치, 인간관계.. 기상시간부터 취침시간까지 각 시간대별로 요구되는 것들,,,
무엇보다 해도 되는 행동과 해선 안 되는 행동이 아주 세세하게 규정지어진 게 군생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적응하지만, 분명 이런 규율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이 정도 엄격한 생활을 버티지 못한다면 사회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뜻이었으리라.
그 시절, 조직에 순응하며 적응했던 나는 그 말이 일리 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 역시 유독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임이나 후임을 보면 답답하고, 조금은 한심하게 여겼던 것 같다.
하지만 정작 사회생활을 10년 해보니, 그 말은 틀린 거였다. 군생활과는 극단적으로 맞지 않을 지라도 이 사회에서 꽃 피울 수 있는 재능이란 너무나도 많았다. 오히려 그런 탤런트가 너무나 뛰어나기에 군 생활과는 안 맞았을 수도 있다.
군생활 부적응자였다는 동료의 이야기를 들으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이처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부적응자였다니, 그는 그런 폭력과 강한 규율이 주는 스트레스로 하루하루 힘들었다고 했다. 그의 다재다능함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그 예민한 감각과 내면의 깊이가 군대라는 조직에서 무너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두 이 동료처럼 지키진 못했을지 모른다.
그때 군대에서 모두가 습관처럼 내뱉었던 그 말들이 얼마나 많은 젊음을 죽이고, 생채기를 준 걸까. 사회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발현될지 모르는 그 가능성을 폭력으로 밟으며 어떤 영향을 줬을지 과연 그들은 알까. 그리 막대할 수 있는 권한은 대체 누가 준 걸까, 그리고 피해 입은 그 청춘은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큰 침범을 당했는지, 어떤 부작용을 일으켰는지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