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이루지 못한 연인의 이야기다. 10년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가 그들은 결국 이별했고, 남자는 다른 여자와 가정을 이뤘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은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난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보여준다. 과거 그들은 서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20대 초반의 나이로 대도시 베이징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며 살아간다. 친구로 시작했다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남자는 불안한 미래에 괴로워하며 자책하고, 여자는 이를 지켜보기 괴로워한다.
남자 주인공 린젠칭, 여자 주인공 샤오샤오의 만남과 헤어짐을 지켜보면 아마 누구나 과거의 연인을 떠올릴 거다. 이제는 지나간 내 청춘, 그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였고, 그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보냈고, 세상에 다시 없을 관계처럼 서로를 소중하게 여겼지만 헤어지는 순간 물거품처럼 한순간에 모든 게 사라진다. 상대방과 함께 보낸 기억은 남아있지만 정말 내 인생에서 그 사람은 없어진 거다. 헤어질 걸 알면서 만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헤어질 거면 우리는 왜 그렇게 서로에게 다시는 없을 존재인 것처럼 생각했던 걸까.
나 역시 과거 만났던 친구가 떠올랐다. 그렇다고 지금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그 친구와 헤어진 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만약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다면, 이별의 그 순간에 잡았다면 어땠을까. 우리가 만약 결혼까지 했다면, 지금 내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그런 하나마나한 무의미한 상상을 조금은 해보게 된다.
그 순간의 선택이 이렇게 나를 현재의 모습으로 만들었을지 모른다. 과거 헤어졌던 그 사람을 10년 뒤쯤, 우연히 만나게 되면 어떨까. 반갑기보다는 당황스러울 거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인사는 할 것 같다. 마치 영화 '라라랜드'에서 재즈바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그들이 짧은 눈인사로 많은 안부를 상상으로 주고받은 것처럼.
이 영화를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에 짙은 고민을 하게 된다. 특히 결혼하지 않은 연인의 관계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 나와 평생을 함께할 사람과는 이런 이별을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게 말로는 쉽지 않지만, 그런 느낌이 있다. 헤어지면 후에 큰 후회를 할 것 같은 느낌, 나중에 지나간 추억으로 회상하고 싶지 않은 그런 느낌.
이 영화 남자 주인공 린젠칭은 집에 매달린다, 내 가족 누울 수 있는 집이 있으면 모든 게 행복해질 것 같지만 그는 큰 집, 부유한 집을 추구했다. 하지만 샤오샤오가 바란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집, 돈도 좋지만 여기에 매몰되면 더 큰 것을 놓치게 되는 거다.
미래를 함께 그려가려면 지금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과 함께라면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 예쁘고 따뜻한 마음에 감사해야 하고, 나 자신 역시 그런 마음을 키워야 한다. 인생이란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밥을 먹고, 포근한 잠을 자며,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상일 테니. 그건 수백 평짜리 집이 있는 사람이나, 작은 집에 사는 사람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