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러다가 나중에는 일본만화 따라 그리기 정도였지요.
어디 사생대회 나가서 큰상을 받은 적도 없고. 보통 가작. 가작이 가장 많았던 거 같아요.
그랬더니 그것을 사는 한 친구가 있었어요. 그때 돈으로 하나에 1000~ 3000 원 정도에 샀던 거 같아요.
그 후 나는 마치 뭐에 홀리 것처럼 그리고 색칠하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얼추 화보랑 비슷하게 색칠을 할 수 있게 되더군요. 그리고 그때 받은 돈들은 친구들하고 오락실에서 다 썼지요.
그리고 계속 그리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가 그림을 사지 않더군요. 저는 그림이 안 팔리자 나중에는 몇 개 그림을 보여주며 '300 원에 살래?'라고 물어볼 정도였지요. 그는 웃으며 '안 사 인마'하고 저에게서 멀어져 갔습니다. 그림이 팔리지 않으니 저도 건담 그림은 별로 그리지 않게 된 거 같아요. 어쩌면 그냥 건담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시들해졌는지도 모르고요. 어쩌면 젊은 시절에 돈맛을 알았는지도 모르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당시 저하고 그리 친하지도 않은 친구였던 거 같은데, 왜 내 그림을 그렇게 큰돈 1000 이상을 내며 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막 쓸 수 있는 돈이 있다가 없어지니깐 그것도 궁하더라고요. 하지만 조금 지나니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지요.
어쨌든 왠지 모르게 초등학교에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애로 알려졌던 거 같아요. 약간 전문적으로 디자인이나 포스터가 아닌 만화나 애니그림 같은 쪽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