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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Jun 09. 2023

김포 아라마린 페스티벌 -VIP석이벤트당첨과 공연후기

- 지극히 사적인 공연후기 [춘길모세 님과의 첫 만남 이야기]

"갤러리"라고 아시는 분 있으신가요?

팬카페보다는 조금 더 과격하고 직설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호기심에 방문했다가 충격받으실 수도 있으니 모르시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네요.


아이돌이나 유명 가수들의 갤러리에는 가끔 공연후기 글들이 올라오곤 합니다. 가수 님들 실물영접하며 벅찬 감동들을 어찌나 재미있게 쓰시는지, 그분들 덕에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약간의 비속어가 섞이긴 하지만 그것이 또 그곳만의 특징이 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런 능력은 없으니 솜씨는 없지만 열심히 써볼까 합니다.


VIP석 당첨 문자를 받고 그날부터 계속해서 날씨를 확인했습니다. 다행히도 흐리기만 할 뿐 비소식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수요일부터 비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아닐 거야' 하며 현실부정을 해봐도, 기상청의 오보를 빌어도 어쩔 수 없더라고요.  당일에 역시나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추적추적 내리는 것이 아니라서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동료선생님이 토요일 비 온다고 일주일 내내 말씀을 하셔서, 기우제 지내냐고 버럭 했었는데 그분 말씀이 맞았네요.

어쨌든... 큰일이다 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 내리면 안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었지만, 눈물 쏟아가며 사연을 적고 당첨소식에 뛸 듯이 기뻤던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그렇게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기어코 그곳을 가려고 했던 이유는 만나고 싶은 가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인걸] 부르신 모세 님은 다들 아실 겁니다. 몇 달 전부터 그분 덕후가 되어, 드디어 오프라인에서 첫 대면을 할 기회가, 그것도 사연당첨으로 앞에서 두 번째 줄,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생겼던 것입니다.


당일 메인 가수 님은 트롯신사 그리고 트롯계의 BTS라는 수식어가 붙은 장민호 님이었습니다. 어떤 분이 말씀하셨는데, 지역축제에 장민호 님이 오시는데 그날 오후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9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더라 했습니다. 팬들의 열정이 대단하시다 싶더라고요. 오늘도 메인 가수님이 장민호 님이라 각오는 했었습니다만, 그래도 저는 운 좋게 VIP석 지정석이 당첨이 되어 굳이 비 오는데 빨리 가서 줄을 서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요. 시간 맞춰서 천천히 가도 되었지만, 비 오는데도 이른 시간에 현장 도착해서 계신 분이 있어서 저도 조금 서둘러서 출발했습니다. 집에 있다고 해도 맘이 현장에 가있을 듯하여 굳이 지체할 필요가 없겠다 싶었으니까요.


출발하면서 주차할 곳이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은 아니나 어쨌든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생각보다 주차할 공간은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날 주차장에서 놀란 것. 역시 장민호 님이시다 느낀 게 민호특공대라고 래핑 된 버스가 네다섯 대였던 것 같은데 주차장에 위풍당당하게 서있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팬덤이다 싶었고, 살짝 부럽기도 했습니다.


비는 점점 많이 내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운영본부에 가서 VIP좌석을 확인한 후에 카페 분들을 찾았습니다. 물론 슬로건을 세워둔 덕분에 어렵지 않게 한 번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서로 초면이나 누가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대신 자신의 닉네임으로 불리는 게 약간은 쑥스럽긴 했지만, 개인신상 공개 없이 그렇게 부르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싶었습니다.

버터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카페 스텝을 만났는데, 첫 만남에도 당황하지 않고,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분은 저를 저를 단번에 알아보셨습니다. 요즘처럼 사진이 거짓말을 하는 시대에서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고 알아보시다니 눈썰미가 있으시구나 싶었습니다. 원래 성격이 모르는 분들이랑 붙임성 있게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너무나도 어색했지만, 그분 덕분에 조금은 수월하게 첫 대면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제 옆자리 짝꿍으로 가연 님이 오셨는데, 이것저것 많이 준비해 오셨습니다. 맛있는 떡도 주시고, 계속해서 쉼 없이 내리는 비에 다 젖어버릴 수도 있었을 쇼핑백도 가연님 덕분에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여서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눌 때,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은 비를 맞으며 길게 늘어선 줄이었습니다. 나도 사연이 당첨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 저 빗속에서 줄을 서야 했던 것인데 정말 다행이다 싶었고, 한편으로는 빗속에서 몇 시간을 그렇게 줄을 서계신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연시간이 임박하면서 먼저 줄을 서있던 분들부터 좌석에 차례로 착석을 했습니다. 그리고 VIP석 당첨된 사람들은 현장 스텝들을 따라 앞줄 지정좌석에 착석할 수 있었습니다.

빗속에 그렇게 자리 잡고 앉았는데, 처음엔 비 오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헛웃음도 나고 소위 말하는 현타가 왔습니다. 그리고 생전 안 하던 짓을 할려니 영 어색하고 불편하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주변선생님들께 그날의 이야기를 했더니, 맨 처음 하는 말이 비 오는데 거길 갔냐는 말이었습니다.

'모세 님 덕분에 별일을 다 해보는구나' 요즘 이러고 있습니다.


자리는 무대 오른쪽 사이드 스피커 앞이었습니다. 클럽이었다면 더없이 좋았을 자리였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나... 저는 처음에 두근두근 가수님 만날 생각에 내 심장이 뛰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스피커 진동에 제 몸이 울리는 거였습니다. 평소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상당히 괴롭기까지 했습니다.


1부 식전행사가 시작되었는데, 굳이 이 빗속에서 그림대회 시상식을 그리 오래 해야 하는가 의문이 들기도 했고, 김포와 관련 있는 높으신 분들이 차례차례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빗속에서 점점 몰골이 말이 아니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좌석에 앉으니 뒷사람들을 배려하여 우산은 접고 우비 입은 채로 그 비를 다 맞으려니 옷도 젖어가고 머리카락도 젖어 물미역처럼 변해갔습니다. 드디어 지루한 1부가 끝나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사회자 류지광 님은 얼굴이 조막만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역시 연예인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조정민 님 첫 무대였는데, 실물을 보고 저는 또한번 놀랐습니다. TV 화면에서보다 실물이 너무 이쁘셔서 말입니다. 실물보고 무대 양 사이드 대형 화면을 번갈아가며 보고 했는데, 화면 속에 이쁜 얼굴이 잘 안 담기는 것 같아서 아쉽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무대가 시작되고 저랑 멀지 않은 위치에서 터진 대형 폭죽 때문에 간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안심하고 있다가 시간차로 또 폭탄 터지듯 코앞에서 폭죽이 터지는 바람에 심장 철렁했습니다.


참... 공연시작 전 화장실 들렀다가 시그니처라는 걸그룹을 만났습니다.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살이 하나도 없고 나무젓가락 같은지, 도대체 다이어트를 얼마나 하면 저런 몸이 될까 안쓰럽기도 했는데, 역시 아주 이쁘더라고요.


다음은 드디어 모세 님/춘길 님 무대


내가 이걸 보려고 이 비를 맞고 여기 앉아있었지 하면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무대 오른쪽에서 멋지게 걸어 나오시는 모세 님은 화면에서야 많이 봤지만, 오프라인에서 그렇게 난생처음 실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대로 걸어 나오실 때 감탄하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세상에나....

같이 간 카페분들이 제 바로 뒤에서 엄청 크게 소리 지르셨습니다. 나중에 그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그분들 소리 지르실 때마다 제가 어깨를 움찔움찔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분들이 절대로 부끄러웠던 건 아니고 오히려 그분들 덕분에 모세 님이

'아아~ 내 팬들 저기 있구나'

아신듯하여 저는 더 좋았습니다. 모세 님 정면으로 영접하고, 나름 아이컨텍도 했다고 혼자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넋 놓고 감상하다가 남들 다 찍는 사진 한 장도 못 찍었습니다.

예전엔 발라드가수 모세였지만, 지금은 트로트를 부르시는 춘길로 활동 중입니다. 첫 노래는 [떠나는 님아]였습니다. 원래 발라드가수가 맞았나 싶을 정도로 트로트도 잘 부르시는 모습에 감탄을 했었습니다.


두 번째 곡 [사랑인걸]을 부르실 때는 속으로 따라 부르기도 했었습니다.  


여기서 모세 님 자랑스러운 거 하나~~~

1부 식전행사 진행자분들도, 시장님 국회의원님 기타 등등 진짜 너무하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저도 장민호 님 잘생기셨고, 노래들도 다 좋아서 미스터트롯 때부터 좋아하는 가수 중에 한 분입니다. 그런데 팬 많은 그 가수님만 오신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그분 이야기만 하셨습니다. 한두 번은 이해하는데 올라오시는 분들마다 계속 그러셔서 살짝 기분이 별로이긴 했습니다. 많은 팬들이 있으니, 뭐 잘 보이고 싶으신 맘은 이해하나, 적당히들 하셔야지 다른 가수들을 응원하는 팬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두 번째 곡 [사랑인걸]을 부르실 때, 후렴구에서 객석으로 마이크 넘기니 다들 사랑인걸~~ 사랑인걸~~ 하며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물론 노래를 따라 부르신 분들이 모세님 팬들은 아닐지라도, 누구나 후렴구를 따라 부를 수 있는 히트곡이 있는 가수가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에 나름 어깨가 으쓱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모세 님 노래하실 때 갑자기 비가 폭우처럼 내리기 시작했고, 옷이랑 머리는 점점 젖어가고, 몰골이 말이 아니게 변해갈 때, 이쯤에서 거울 한번 봤어야 하는데.. 절대 가방에서 뭘 꺼내고 하면서 볼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무대 끝나고 나서 드디어 그분을 만났습니다. 특별히 시간에 쫓길 만큼 바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무대가 끝나면 응원하러 온 팬들을 만나주신다고 하더라고요.

기다리는 팬들에게 걸어오시는 데 멀리서도 눈에 띄었고, 연예인 분들 볼 일이 많지 않아서 일단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한 그대로... 맞았습니다.  인스타그램 팔로우하면서 멋지게 메이크업과 헤어를 한 모습도, 제대로 씻지 않은 듯한 의심이 드는 평범한 일상의 사진 등 여러 가지 상황별 사진을 많이 올려주셔서 세심히 살펴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날씬하시네...

되게 하얗다...

키도 크시네...

보조개도 완전 매력 있으시다...

라이브방송에서 늘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일평생다이어터인가 했었는데 살은 대체 어디를 뺀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되네 싶었습니다.


그런데 모세 님의 외모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서 살이 찌든 말랐든 별 상관이 없긴 했습니다. 늘 하는 말이

"잘생긴 외모는 아니다."

 이건 제 소신이 맞습니다. 팬들이야 세상 제일 미남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닌 건 아닌 거니까요.


하지만 그분에게는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좋았습니다.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얼마 되지 않아서 확실히 안다고 하기도 어렵지만, 사람을 대하는 그 사람의 태도와 반듯한 생각.


어찌 보면 이런 것이 화려한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연... 첫 대면에 가슴 설레기도... 두근거리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자기가 좋아하고 응원하는 가수 님을 눈앞에서 직접 만나는 게 가능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모르긴 해도 그리 흔한 기회는 아닐 것입니다. 팬들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아니면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니 말입니다.

말씀하시는 목소리 너무 좋으시고, 또 되게 친절하셨습니다.


진짜 첫 대면을 옷도 젖어... 머리도 젖어... 손은 빗물에 땡땡불어... 진짜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웃긴 것은 그 꼴을 하고도 모세님과 사진은 찍고 싶더라고요. 엉겁결에 사진 찍어달라고 모세 님께 제 휴대폰을 넘겨드리고 그렇게 사진까지 찍게 되었습니다. 두 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저는 같은 표정 같은 포즈였는데, 모세님만 혼자 표정 바꾸신 걸 보고, 오오~~ 역시 연예인 맞으시네 싶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사인받으려고 챙겨갔던 모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안 쓰면 더 험한 꼴이 될듯하여, 모자를 안쓸 수가 없었습니다. 사인을 해주시려고 했지만, 비에 젖어 안 써지더라고요.

아쉽지만 사인은 다음기회에 받기로 했습니다.

집에 오면서....

아~ 급한 대로 손바닥에라도 받아서 안 씻을걸~~ 하는 좀 어이없는 생각도 했습니다.


전에 브런치글 중 [선긋기]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저는 시력이 좋지 않은 것이 늘 콤플렉스였습니다. 사람에게는 측정가능한 신체적 시력이 있는가 하면, 사람을 알아보는 마음의 시력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안경으로, 렌즈로 겨우 0.9 시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람을 알아보는 내 마음시력 2.0 이상 맞구나 생각하게 했던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아라마린페스티벌은 내 인생의 추억으로 남겨졌습니다.

[춘길모세 님과의 첫 만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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