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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Oct 23. 2023

나의 덕후일기

2. 발라드 가수? 트로트 가수?

요즘은 부캐 전성시대!!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각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분도 마찬가지...

'원 플러스 원' 가수/ '하이브리드형' 가수라고 자기소개를 한다.


그런데...

원플러스원이라고 하면 똑같은 것 두 개나 아니면 적어도 같은 급의 두 가지가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다못해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하나 가격에 두 개를 준다는 원플러스 원은 같은 가격의 경우 교차구매가능!

그러니 단순하게 하나에 크든 작든 하나를 더하는 것은 진정한 원플러스 원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부캐는 원플러스 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는 원 플러스 원이 될 수 있는가?


올여름에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했다. 신차를 알아볼 때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었지만, 내가 선택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강점은 좋은 연비였다. 이 번에 구입한 차의 연비는 평균 20km/l라고 하였다.

그런데 직접 운전을 해보면 평균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평균이다. 지난 주말에 시골에 있는 엄마집에 가면서 평소의 운전습관이 평균연비에 많은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휘발유와 전기... 가속을 많이 하는,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과속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일반 다른 휘발유차보다야 좋겠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연비가 좋지는 않다고 생각할 것이고, 정속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이나 꽉 막힌 도로 위를 달리는 이들에겐 연비가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평균연비라고 하는 리터당 20km를 지키는 것이 원플러스 원이 되는 걸까?

 그렇다면 이것은 불가능한 것일 테다. 도로 위의 사정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이야기이고, 그나마 나의 운전습관이야 내 의지로 조금씩 수정은 가능하다. 갑자기 그분의 공연 중간 자기소개 멘트가 생각나 잠시 생각에 잠겼었다.

원 플러스 원과 하이브리드는 조금 다르겠구나 하고 말이다.


그러고 보면 완벽한 두 개의 본캐가 가능한 일일지는 모르겠다.

어느 쪽으로든 기울게 마련이니까...




[사랑인 걸]이란 노래 아세요? 물으면 어느 정도 연령대 이상이면 후렴구 한두 소절은 부를 수 있는 히트곡.


오늘 집안에 일이 있어 많은 가족들이 모였다.

그중에 나의 조카들... 조카라고 해봐야 나랑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조카부터 벌써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조카의 딸까지 한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에 최근 공연에서 이분과 찍은 사진과 사인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그런데 일단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줬을 때의 반응이 예상외라 한참을 웃었다.

나름 19년 차 가수이고, 히트곡도 있는데 못 알아보는 것이었다.

잘 보고 다시 대답을 하라고 다그쳤다. 그때 나랑 나이차이가 가장 적게 나는 남자조카가 이름을 말했다.

"모세?"라고 말이다.

그제야 다들

"아아~사랑인걸..."

사랑인걸은 알지... 하는 반응은 나의 덕후 생활에서 늘 있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그 후에 나를 분노하게 하는 한마디...

"근데 모세가 아직도 가수를 해?"

대놓고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말이다. 그 말끝에 아직도 가수를 하고 있냐며, 하다가 안되면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물론 19년 차라고 말을 하지만, 항상 본인 입으로 하는 말이 있다. 햇수로는 19년 차이지만 그동안 별다른 활동을 한 게 없다는 것이다. 목소리도 여전하시다고 하면 별로 활동을 안 해서 성대도 싱싱하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한다.


데뷔 19년 차에 정규앨범은 3집까지... 나머지는 싱글앨범들이 전부인 가수. 가수를 그만두려고 했다는 말을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자주 들었다. 그것과 더불어 라이브 방송에서 종종 하는 말이 있다. 본인 인생사를 되돌아보면 소설책 몇 권이 나올 거라고 한다. 사연 없고 고비가 없었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2박 3일 생사를 오가며 수혈을 했다는 이야기와 여러 번 발목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들, 그리고 몇 년 전 음주운전자에게 당한 교통사고로 아끼던 차를 폐차를 시켜야 했던 이야기와 그 후 발견한 희귀병 수술까지... 가끔씩 고생고생한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어쩜 그렇게 인생이 안 풀릴 수가 있고 고비가 많은가... 였다. 하지만 과거 있었던 일들을 안타까워하고 지난날을 후회한들 돌릴 수 없는 세월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주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가수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그런 나름의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놓지 못했던 자신의 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가수를 하고 있냐고 물으면, 물론 가수를 하고 있는 것이 맞다. 유명한 히트곡이 있는 발라드 가수가 아니라, 춘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신인트로트 가수로 말이다. 이름이 왜 춘길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사실 춘길이라는 이름은 돌아가신 아버님의 성함으로 트로트 가수로 아버님의 이름을 세상에 남기고 싶었다고 한다. 살짝 촌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 사연을 들으면 한편 기특하다는 생각도 든다.

발라드 가수 모세/ 트로트 가수 춘길...

부케가 아닌 완전한 두 개의 본캐를 갖기를 바라지만, 트로트로 사랑인걸이라는 노래를 넘어서려면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시작했으니 어찌 되었건 끝까지 가보기를 바란다.

손에서 놓지 않는 한, 어쨌든 꿈을 향해 우리는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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