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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3시간전

예의와 존중

색안경을 벗어야 제대로 된 글이 보입니다

오늘은 별일 없는 하루였습니다.

이런 날도 있어야지요. 매일이 전쟁 같은 날들이라면 어디 힘들어서 살 수 있겠습니까?

업무가 시작되기 전 항상 속으로 빌고는 합니다. 제발 아무 일도 없이 무사히 하루가 지나가기를 말입니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좋은 일은 드문드문 오는 것 같고, 나쁜 일들은 소용돌이처럼 몰아서 온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오늘처럼 그저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별 볼 일 없는 하루가 마냥 소중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렇게 별일이 없는 하루이지만, 마음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사람이 좋은 이유는 수도 없이 많을 수 있습니다. 많은 이유 중에 하나만을 콕 찍어서 말할 수없어서 "그냥"이라는 말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수많은 이유를 들어 좋아하는 마음의 진심을 표현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수많은 좋은 이유가 있어도 어느 한 가지가 이유가 되어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혹시 이유를 모르는 미움을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도대체 이유를 알지 못해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글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은 브런치스토리 작가님들이나 구독자님들은 알고 계실 겁니다. 도대체 제가 쓴 글에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변분들은 글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어떤 의미인지 굳이 속뜻을 파악해야 할 만큼 꼬아서 쓴 글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읽고, 있는 그대로 이해를 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몇 줄 안 되는 글이었습니다. 나로 인해 시끄러워지는 것이 싫어서 그냥 나의 잘못인 걸로 하고 넘어가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저도 사람인지라 마냥 좋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속으로는 화가 나기도 하고 억울한 마음 가득이었지만, 응원하는 분에게 누가 될까 봐 참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한마디 보태는 그분의 태도를 보니 내가 이곳에서 더 이상 뭘 더 할 수 있나 무기력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한 사람을 응원하는데 같은 위치와 입장이 아니라고 느끼는 걸까요? 선을 넘는 참견과 지적이 저도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으신 분이라서 끝까지 참고 넘어갔던 것입니다.


그런데요...

어떤 글에서 이런 말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나의 잘못이 아닌 걸로 사과하지 말아라.>

그분은 저의 진심 아닌 사과의 말로 혹시 자기가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문득 <나이가 있다고 다들 성숙한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김창완 가수님의 글이 생각이 났습니다. 하루라도 더 인생을 산 경험으로 누군가의 작은 실수를 덮어주지는 못하더라도, 아닌 걸 가지고 지적하며 비난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좋아하는 가수님 덕질도 참 힘들구나... 하는 생각말입니다.

글쓰기가 두려워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예의를 갖춰서 글을 써야 하는 것 맞습니다. 그런데 제 글이 사사건건 마음에 들지 않나 봅니다. 여전히 납득이 안 되는 이유를 들어 비난하고 글 수정을 요구하는 분, 저는 어떻게 대응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군사독재시절 사전검열하듯 글에 사용된 문장 하나하나, 그 글에 달린 댓글들 하나하나 지적을 하는 것, 이게 과연 바람직한 모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지적을 당한 사람은 어찌 되었건 위축되기 마련이고 기분이 좋을 리 없으니까요.

남의 글에 댓글을 달며 표현이 유쾌하지 않다고 하는 그분. 저에게 예의와 존중을 말씀하시던데, 그런 행동은 기본 예의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었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분 응원하는 곳은 누구나 조금은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랍니다. 맞춤법에 맞지 않으면 어떻고 주제가 의식의 흐름으로 왔다 갔다 하면 안 되는 것인가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받아쓰기 시험도 아니고요, 당연히 신춘문예 등단을 위해 쓰는 작품글도 아니란 말입니다.

서로가 조금은 이해해 주고, 부족한 모습은 넓은 아량으로 덮어주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였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안 좋게 보고자 하는 마음이라면, 멀쩡한 표현하나하나까지 눈에 거슬리는 거라고 말씀하신 분이 계십니다. 애초에 검은색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면 맑고 투명하게 보이지 않을 겁니다.

시작부터 검게 보일, 편견 어린 색안경을 벗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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