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리지 않는 하루가 시작됐다. 새벽마다 윙윙 울려대는 소리에 몸을 일으켜 씻는 하루의 반복을 멈춰도 되는 기간.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두 달 동안 규칙적이지 않아도 됐다.
여름방학!
알람 대신 더위가 성큼 찾아왔다. 알람이 사라지니 더위에 잠이 저절로 깬다. 점심쯤에나 깰 줄 알았는데 9시라니. 학교 지하철에서 내릴 시간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이른 기상이다.
더운 열기를 없애고 싶어 창문을 열자, 아파트 사이로 자리 잡은 하얀 구름이 크고 예뻤다. 뜨거운 열기를 품을 수는 없지만 그 속에서 싱그러운 것들을 좋아하게 된다.
느긋한 하루가 시작됐다.
정해져 있는 하루의 시작, 가야만 하는 곳, 놓치면 큰일 나는 지하철. 어제까지 부단히 지키려 애썼다. 적어도 성실해야 했으니까. 통학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달까.
시험 끝난 학생.
윙윙 돌아가는 선풍기를 옆에 두고 아이스크림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방에 오로지 혼자 있는 시간. 불을 켜지 않아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한 시간. 먹으면서 시간에 쫓길 필요 없이 쉴 수 있는 시간.
마음껏 늘어져도 되는 시간이 찾아왔다.
내 여름의 휴식처이자 재충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