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나의 마음에는 벌써 눈이 내립니다
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1월 1일.
좋아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싫어해야 하는 것인지.
하긴 어느 누가 시간이 빨리 가고,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을 좋아하겠느냐마는 나도 별로인 것에 한 표. 그거에 더해서 마음이 힘든 시간이 계속 지속된다는 것.
설 연휴가 끝난 오늘 이미 예정되어 있던 지인들과의 모임에 참석하여 그동안 만나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한 보따리 풀어내며 웃고 즐기고 장작 5시간을 거뜬히 보냈지만 헤어짐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날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에도 계속 눈이 내리고 있었다. 물론 대문 밖을 나서기 전부터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 내리는 날이면 언제나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난다.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보고 싶을 때면 아무도 몰래 SNS에 들어가 그 사람의 사진을 본다.
맛있는 음식이 담긴 사진, 그가 키우는 반려동물 사진, 여기저기 다니는 여행 사진 등
이것저것들을 보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아 나의 얼굴에 웃음이 번져가고 있다. 그 옆에 내가 있었다면......
그동안 이미 흰 눈이 몇 번 오기는 했지만
그 이전부터 나의 마음에 눈이 내려 이제는 쓸어내릴 수 없는 높이만큼 쌓여 가슴이 시리다.
이젠 그 사람이 아니면 쌓인 눈을 걷어줄 수 없다.
아니면 높이 쌓인 눈이 저절로 녹기만을 한참 기다리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