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새벽,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아침에 일어나
잔뜩 건조해진 얼굴을 마른 세수로 문지르겠지.
눈을 몇 번 비비다 보면
안쪽에서 무언가 꿀렁, 하고 밀려오는 기분이 들어.
이러다 눈이 빠져나오는 건 아닐까
쓸데없는 걱정도 해보고.
덜 깬 정신을 겨우 붙잡은 채 욕실로 향해.
어제 밤, 왜 내일을 미뤘는지.
약간 후회가 돼.
비누를 제대로 묻혔는지,
이미 씻어낸 건지,
거울 속 얼굴은 여전히 낯설고
머릿속은 여전히 지저분해.
대충 집어든 옷 사이로
차가운 공기가 파고들어.
몸 여기저기를 콕콕 찌르고.
만원 버스에 몸을 밀어 넣은 채
수많은 사람들과
숨, 숨, 숨을 나누다 보면
머리가 살짝 어지러워지고
세상과 한 겹 떨어진 기분이 들어.
가까스로 하차해서
뚜벅뚜벅,
꾸역꾸역,
같은 길을 또 걷는다.
가끔 비나 눈이라도 오는 날엔
발끝에 매달린 하루가
더 무겁게 느껴지고.
그럴 때마다 생각해.
너에게
아주아주 큰 우산을 씌워주고 싶다고.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조금도 젖지 않게.